올해도 '반쪽' 사도광산 추도식 열려…'강제성' 이견에 韓불참

(사도[일본]=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이 지난해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때 한국 측과 약속했던 노동자 추도식이 13일 또다시 일본 측 인사만 참가한 사실상 '반쪽' 행사로 치러졌다.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실행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사도섬 서쪽에 있는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사도광산 추도식'을 개최했다.
참가자 수는 지난해 행사와 비슷한 약 80명이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를 대표해 참가한 인사는 지난해 차관급인 정무관에서 올해 국장급으로 격이 낮아졌다. 이날 행사에는 오카노 유키코 외무성 국제문화교류심의관이 참석했다.
행사는 묵념, 개회사, 사도시·니가타현·일본 정부 대표 추도사,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추도사 내용과 행사 명칭 등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행사 직전 전격적으로 불참을 결정했고, 올해도 일본 측과 추도식 문제를 논의했으나 추도사에 조선인 노동의 강제성이 충분히 담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이달 초순 불참을 통보했다.
한국 정부는 올해도 자체 추도식을 열 예정이다. 시기는 가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사도광산은 에도시대(1603∼1867)에 금광으로 유명했던 곳으로 태평양전쟁이 본격화한 후에는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주로 이용됐다. 이때 식민지 조선인들이 강제 동원돼 혹독한 환경 속에서 차별받으며 일했다.
하지만 일본은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과정에서 유산 대상 시기를 에도시대로 한정해 조선인 강제노역 역사를 외면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한국 정부는 '전체 역사'를 반영할 것을 거듭 요구했고, 일본은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물을 설치하고 추도식을 개최하기로 했다.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사도광산에서 노역한 조선인 수는 1천519명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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