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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팔레스타인 비자 거부에 "유엔총회 제네바 개최" 주장도

연합뉴스입력
미국 뉴욕 맨해튼의 유엔 본부[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올해 유엔 총회 기간 열릴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한 회의 개최지를 뉴욕에서 스위스 제네바로 이전하자는 아이디어가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의회 좌파 연합 소속인 페르 클라우센(덴마크) 의원은 "팔레스타인의 대표권을 보장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회의를 제네바에서 열 것을 유럽이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유엔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관계자 80명에게 비자 발급을 거부하거나 취소했다.

국무부는 비자 거부의 이유에 대해 "PA가 테러를 지원했고,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소 등 이스라엘과의 분쟁을 국제 문제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조치는 유엔 총회에 마무드 아바스 PA 수반 등이 참석해 연설하는 것을 막고,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는 걸 저지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영국과 프랑스, 호주, 캐나다 등이 유엔 총회 기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상태다.

팔레스타인의 국가 인정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의 국경선을 기준으로 양국이 평화롭게 공존한다는 '두 국가 해법'의 일환이다.

미국도 '두 국가 해법'을 중동 정책의 핵심 목표로 삼아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뒤 상황이 변했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최근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이 더 이상 미국의 외교 정책 목표가 아니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분위기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유엔 회의에 옵서버로 참여할 수 있다. 회의에서 발언은 가능하지만, 투표권은 없다.

1947년에 체결된 유엔 협정에 따르면 미국은 외국 외교관들이 뉴욕 유엔 본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다만 미국은 안보나 외교 정책상의 이유로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1988년 유엔 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었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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