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강인이 세계적인 명장 조세 무리뉴 감독의 지도를 받게 될까.
무리뉴 감독이 지휘하는 튀르키예의 명문 구단 페네르바체가 다음 시즌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우승에 도전하고 유럽대항전에서도 성과를 내기 위해 이강인을 비롯한 파리 생제르맹(PSG)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다.
튀르키예 언론 '허리옛'은 18일(한국시간) "우승 가뭄을 끝내고 싶어하는 페네르바체가 이적시장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페네르바체는 PSG에서 동시에 세 명의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언론은 "그들은 밀란 슈크리니아르와 마르코 아센시오 영입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여기에 이강인도 협상 대상에 추가됐다. 이강인은 기술적인 능력도 뛰어나지만, 마케팅 측면에서도 가치가 있는 자원"이라며 페네르바체가 PSG 내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세 명의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PSG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리옛'은 "페네르바체는 PSG와의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이 세 명의 선수들을 같은 비행기로 이스탄불에 데려와 팬들에게 깜짝 선물을 주려고 한다"며 페네르바체가 단지 한 명의 선수만 노리고 있는 게 아니라 세 명의 선수들을 동시에 영입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언급된 선수들은 모두 지난 시즌 PSG 내 경쟁에서 밀려난 자원들이다.
공격수와 미드필더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이강인은 시즌 전반기만 하더라도 루이스 엔리케 감독 아래에서 중용됐으나, 후반기 들어 감독의 계획에서 아예 배제된 듯했다. 이강인은 주앙 네베스, 비티냐, 데지레 두에,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등에게 밀려 후반기에 출전 기회를 거의 받지 못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처럼 중요한 경기에서 대부분 결장한 이강인은 주전급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리그 우승이 확정된 이후 사실상 큰 의미가 없는 리그 경기에 투입되는 게 전부였다.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어야 할 나이가 된 이강인으로서는 상당히 아쉬운 일.

당장 최근에 막을 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도 이강인에게는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 교체 출전해 득점을 터트렸으나, 막상 이강인은 교체로만 4경기에 출전해 단 60분만을 소화한 게 전부였다.
이강인과 함께 처분 대상으로 거론된 슈크리니아르와 아센시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터밀란 출신 센터백인 슈크리니아르는 PSG의 주장 마르퀴뇨스와 윌리안 파초, 루카스 베랄두 등에게 밀려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인터밀란 시절에는 주전으로 뛰었으나, PSG에서는 커리어가 꼬인 것이다. PSG는 슈크리니아르가 팀 수준에 맞지 않다고 판단, 마찬가지로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한 뤼카 에르난데스와 함께 올여름 그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아센시오는 재능이 뛰어난 공격수들에게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시즌 도중 프리미어리그의 애스턴 빌라로 임대를 떠났다. 리그 13경기(745분)에 출전해 3골 1도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경기(248분)에서 2골을 기록하는 등 나름대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나 애스턴 빌라는 아센시오 완전 영입을 포기했다.

나쁘지 않은 임대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PSG에는 여전히 그의 자리가 없었고, 아센시오도 이강인과 슈크리니아르처럼 매각 대상으로 분류됐다. 세 선수 외에도 곤살루 하무스, 카를로스 솔레르, 랑달 콜로 무아니 등 다수의 선수들이 올여름 PSG를 떠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행이 이강인은 이적시장에서 인기가 꽤나 있는 편이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이탈리아 세리에A 챔피언 나폴리와 연결됐으며, 이탈리아에서는 나폴리의 사령탑인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이강인을 원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나폴리 외에도 이전부터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였던 프리미어리그의 중소 구단 크리스털 팰리스가 차기 행선지로 지목되고 있고, 최근에는 지안 피에로 가스페리니 감독을 선임한 AS로마가 이강인을 노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페네르바체까지 이강인을 노리고 있다는 루머가 터진 것이다. 페네르바체는 튀르키예 리그의 규모에 비해 자금력이 꽤나 있는 편이고, 실제로 유럽 5대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을 종종 영입하는 구단이기 때문에 이강인이 페네르바체로 향할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갈라타사라이와 함께 1~2위를 다투며 사실상 튀르키예 리그를 양분하고 있어 매 시즌 UEFA 주관 대회 출전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선수에게는 플러스 요소다.
게다가 페네르바체에는 과거 레알 마드리드, 첼시, 인터밀란 등 세계적인 구단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명장' 무리뉴 감독이 있다. 무리뉴 감독 아래에서 뛸 기회 역시 이강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만하다.
다만 이강인이 전성기에 접어들어야 하는 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유럽 5대리그 바깥으로 나가는 게 마냥 좋다고 할 수만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페네르바체가 나쁜 선택지가 아니라고는 하나, PSG처럼 유럽 축구계에서도 거물로 통하는 구단이나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등 각 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에서 뛰는 것이 이강인에게는 여러모로 좋을 터다.
일단 PSG에 그의 자리가 없는 것이 지난 시즌 후반기를 통해 확인됐기 때문에 이강인이 월드컵을 앞두고 출전 시간을 확보하려면 이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러 구단들이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 선택하는 것은 이강인 본인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