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2025년 여름 이적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가운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아픈 손가락' 안토니의 거취가 유럽 축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차기 시즌 전력 외로 분류된 그가 맨유를 떠날 것은 거의 확정적이지만, 그의 이적료를 둘러싼 구단의 전략 변화와 복수 구단의 관심이 얽히면서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 안토니는 공식적으로 맨유 사령탑 후벵 아모림 감독의 2025-2026시즌 구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구단은 그를 포함한 5명의 선수에게 개별 훈련을 지시했다.
프리시즌 팀 훈련에서 분리된 이들은 맨유에서 더 이상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독자적으로 이적을 추진할 것을 요청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방출 대기 조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안토니의 이적 난이도가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안토니의 국적인 브라질의 유력 매체 'UOL’의 17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맨유는 최근 안토니의 이적료를 5000만 파운드(약 935억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5월만 해도 2000만~3000만 파운드(약 374억~561억원)
당시에는 선수의 부진과 클럽의 재정 압박,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수익성·지속가능성 규정(PSR)을 감안해 헐값 처분 가능성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맨유 구단은 안토니를 향한 관심이 유럽 내 다양한 리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적료를 상향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UOL'에 따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안토니를 향한 구체적인 문의를 했으며, 독일 분데스리가의 RB 라이프치히와 바이엘 레버쿠젠도 관심을 표명했다.
스페인 라리가에서는 올 초 임대를 통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레알 베티스를 비롯해 비야레알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가장 유력한 차기 행선지로 거론되는 구단은 단연 베티스다.
안토니는 2025년 1월 이적시장 당시 맨유에서 전력 외로 분류되자, 베티스로 임대를 떠났고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 아래 UEFA 콘퍼런스리그 결승 진출을 도우며 완전히 부활했다.
지난 시즌 베티스에서만 총 26경기에서 9골 5도움을 기록하며 공격 핵심으로 활약했고, 특히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 보여준 과감한 드리블과 결정력은 팬들과 구단 모두를 사로잡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적료다. 베티스는 안토니를 완전 영입하길 희망하지만, 만약 맨유가 그의 이적료로 책정한 5000만 파운드라는 막대한 요구액은 라리가 중위권 구단인 베티스의 재정으로는 감당이 어려운 수준이다.
이에 대해 스페인 매체 '엘 치링기토'는 최근 보도를 통해 "맨유의 요구는 현실성이 결여된 과도한 수준"이라며 구단 내부에서조차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베티스는 올여름을 앞두고 일부 선수 정리와 제한적인 투자만을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단일 선수에 5000만 파운드를 투자하는 것은 구단의 재정 운영상 거의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상황 속 최근 안토니의 레버쿠젠 이적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의 경력을 통틀어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에릭 텐하흐 감독이 레버쿠젠의 신임 감독으로 부임했기 때문이다.
텐하흐는 2020년 아약스 시절 안토니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유럽으로 불러들였고, 이후 2022년 맨유 감독으로 부임하자 다시 그를 8500만 파운드(약 1590억원)에 영입했다. 당시 이적료는 클럽 역사상 가장 비싼 영입 중 하나였으며, 텐하흐의 신임이 얼마나 두터웠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질긴 인연 때문인지, 이번 여름 텐하흐가 레버쿠젠의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다시 재회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텐하흐는 최근 이적설에 선을 그었다. 영국 '더 미러'가 17일 공개한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안토니를 두 번이나 영입했다. 그는 나에게 아들과 같은 존재였고, 지금도 그렇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그를 영입할 계획이 없다. 미래에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텐하흐의 이 발언은 재회의 여지를 완전히 닫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는 점을 확인해준 셈이다.

이렇듯, 안토니를 향한 이적설만 지속될 뿐,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맨유가 결국 협상 테이블에서 가격을 일부 낮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적시장 말미에 접어들며 관심 구단들이 공식 제안을 하기 시작할 경우, 4000만 파운드(약 748억원) 안팎에서 타협점이 모색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안토니는 현재 맨유에서 받는 주급 15만 파운드(약 28억원)를 30% 삭감을 감수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토니 역시 이적을 절실히 원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과연 그의 차기 행선지는 어디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연합뉴스/레알 베티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