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아트테이너' 이민우의 첫 개인전 '퓨어리즘(PURISM)'에는 그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 있다. 그만의 언어로 풀어낸 이번 전시를 통해, 이민우가 진짜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이민우는 최근 서울 청담동 갤러리 스페이스776에서 첫 개인전 '퓨어리즘' 개최 기념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를 진행, 작업 비하인드부터 활동 과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민우는 이번 전시를 통해 '순수함'이라는 본질을 탐색하며, 그 안에서 '삐에로의 코'라는 오브제에 주목했다. 삐에로의 코는 그에게 있어 존재를 드러내는 상징이자, 타인과 연결되는 감각적인 매개체다. 전시장에 배치된 각각 다른 형태의 코 조형물들은 다양한 인간 군상을 은유하며, 관객이 이 형상들과 마주하는 순간, 자신의 정체성과 감정을 비추어보는 감각적 거울로 작동한다.
그는 "그동안 나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제 삶이 삐에로와 닮아 있더라. 관객들을 위해 무대 위에서 내 기분과 상관 없이 늘 웃고, 보여주는 삶을 살아온 제 삶이 삐에로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림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빨간 코는 이민우의 시그니처 같은 요소다. '코'의 의미를 묻자 이민우는 "얼굴의 중심이기도 하고, 무대 위에서 광대로서 살아온 제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점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연예이라는 정체성으로 오랜 시간 무대 위에서 살아온 그가 또 다른 '나'를 마주한 것은 미술이라는 또 다른 예술 영역을 접하면서다. 그는 "나는 예술을 하려고 태어났다"면서 "결국 제 정체성을 '예술하는 사람' '예술인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는 말로 자신 안에 담긴 본질적인 '나'를 강조했다.

물론 누군가는 예술가로서 그의 행보를 두고 "연예인이라 가능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기도. 그 역시도 "누군가는 입시를 위해 몇 년을 준비하는데"라는 날선 댓글을 기억한다면서 '아트테이너'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 날선 시선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는 "질투, 부러움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이제 악플에 단련돼 있어서 그런 반응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그렇다고 제가 '미안하다, 이 영역을 뺏었다'라고 사과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저 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뿐이니까"라고 밝혔다.
누군가는 비판하고, 또 누군가는 응원할 수 있다. 그 다양한 반응들 속에서 그는 평가를 기준 삼기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마주하고 받아들이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민우는 "비평은 괜찮다. 이유 있는 시선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다고 눈치 보거나 위축되지는 않는다. 그림은 저만의 표현 방식이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 역시 그들이 예술을 대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작품 속에 녹아든 삶의 철학과 내공은 인터뷰 내내 곳곳에서 고스란히 묻어났다. 스스로도 지금의 삶에 대해 한결 여유롭고 깊어졌음을 느끼며, 그 흐름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연예인으로서 오랜 시간 활동해오며 겪은 수많은 변화와 깨달음. 그는 자신의 삶을 속도에 빗대 이렇게 표현했다. "20대는 마치 엔진 좋은 스포츠카 같았다. 누구보다 빠르고 뜨거웠다. 30대는 조금 여유롭게 달렸고, 40대인 지금은 주변을 돌아보며 걸어다니고 있다" 그렇게 그는 가장 '나'다운 속도로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의 지난 과정을 지금 겪고 있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이민우는 단 한 마디를 남겼다. "'나' 자신을 알라."
간단한 한 마디 같지만 그 의미를 누구보다 깊이 알고 있는 그다. 이민우는 "사실 '나' 자신을 아는 것 같아도 모를 때가 정말 많다. 그럴 때 한쪽으로 휩쓸리면 안 된다. 오히려 그럴 수록 나를 더 잘 들여다 보고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상황에 따라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하고, 때로는 과감히 욕심을 부릴 줄도 알아야 한다는 의미. 늘 같은 감정선을 유지할 수는 없기에, 흔들림조차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하다 강조했다.
그러면서 "요즘 저는 저를 많이 사랑하려고 한다. 잘못한 거 없으니까요"라는 말로 수많은 시행착오와 크고 작은 실수, 고민과 인내 속에서 비로소 자신을 다정하게 바라보게 된 성숙한 시선을 드러냈다.
([엑's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아트버스, 개인 프로필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