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레알 마드리드가 킬리안 음바페의 환상적인 시저스킥 결승포를 앞세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꺾고,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레알은 6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도르트문트를 3-2로 제압했다.
이로써 레알은 같은 날 8강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한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파리 생제르맹(PSG)과 결승전 티켓을 두고 맞붙을 예정이다.
사비 알론소 감독이 이끄는 레알은 4-3-1-2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골문은 티보 크르투아가 지킨 채,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안토니오 뤼디거, 딘 하위선, 프란 가르시아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3선에는 페데리코 발베르데, 오렐리앙 추아메니, 아르다 귈러가 배치됐으며 2선에는 주드 벨링엄이 나섰다. 최전방 투톱에는 곤살로 가르시아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상대 골문을 노렸다.
위장염으로 최근 경기들에 출석하지 못하고 회복 중인 음바페는 이날도 벤치에서 출발했다.
이에 맞선 니코 코바치 감독의 도르트문트는 3-5-2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그레이그 코벨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라미 벤세바이니, 발데마르 안톤, 니클라스 쥘레가 백3를 구성했다. 측면에는 다니엘 스벤손과 율리안 뤼에르손이 배치됐고, 중원은 파스칼 그로스와 마르셀 자비처가 맡았다. 그 위 2선으로 나선 카림 아데예미와 율리안 브란트가 최전방 원톱 세루 기라시를 도왔다.
경고 누적으로 조브 벨링엄이 출전하지 못하면서 '벨링엄 형제' 더비는 무산됐다.
이날 경기 전에는 최근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리버풀 공격수 디오고 조타와 그의 형제 안드레 실바를 기리는 묵념이 진행됐다.
슬픔으로 시작된 경기는 이후 5골이 터지는 명승부로 기록됐다.
전반 10분 경기 흐름을 주도하던 레알은 귈러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통해 선제골을 만들었다. 귈러가 수비 뒷공간으로 정확히 띄운 볼을 레알의 신성 스트라이커 곤살로 가르시아가 감각적인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며 대회 4호골을 신고했다. 해당 대회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있는 가르시아는 이 골로 벤피카의 앙헬 디 마리아, 알힐랄의 마르코스 레오나르도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레알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전반 20분 곤살로 가르시아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아 알렉산더-아놀드에게 전달했고, 그가 크로스를 강하게 올린 것을 프란 가르시아가 문전으로 쇄도해 왼발로 밀어 넣으며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두 가르시아가 각각 득점을 올리며 전반 중반까지만 해도 레알의 일방적인 흐름이 이어졌다.
도르트문트는 전반 내내 유효 슈팅조차 만들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고, 레알의 수비진과 중원에서의 압박에 고립되었다.
결국 레알의 일방적인 흐름 속에 전반전은 2-0으로 끝났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도르트문트는 대대적인 전술 변화를 단행했다. 아데예미, 그로스, 쥘레를 빼고 막시밀리안 베이어, 펠릭스 은메차, 얀 쿠투를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변화를 줬다.
이후 경기는 서서히 도르트문트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후반 16분 베이어가 박스 안에서 첫 번째 유효슈팅을 시도했지만 쿠르투아 정면으로 향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알론소 감독은 후반 22분 음바페, 루카 모드리치, 다니엘 세바요스를 비니시우스, 벨링엄, 알렉산더-아놀드 대신에 투입하며 분위기를 다시 장악하려 했다.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볼 점유율을 늘리며 경기를 다시 레알 쪽으로 가져왔고, 후반 중반에는 모드리치가 박스 안에서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도르트문트 골키퍼 코벨에게 막혔다.
경기 종료가 가까워지면서 양 팀은 서로에게 빈틈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추가시간에 극적인 장면들이 이어졌다.
후반 추가시간 2분 뤼디거가 수비 상황에서 클리어링에 실패했고, 공이 베이어의 발 앞으로 떨어지자 그는 침착하게 오른발 낮은 슈팅으로 추격골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도르트문트의 반격은 오래가지 못했다. 단 1분 뒤인 후반 추가시간 3분 귈러가 올린 깊은 크로스를 음바페가 화려한 오른발 시저스킥으로 마무리했다. 음바페는 골 세리머니로 세상을 떠난 조타의 등번호인 '20'을 가리키며 감동을 자아냈다.
하지만 도르트문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6분 기라시가 박스 안에서 하위선에게 끌려 넘어졌고,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와 동시에 하위선에게 레드카드가 주어지며 레알은 수적 열세에 놓였다.
페널티킥 키커로 직접 나선 기라시는 침착하게 이를 성공시켜 스코어를 3-2로 만들었다. 기라시 역시 4호골로 득점왕 경쟁을 이어갔다.
경기 종료 직전, 도르트문트는 마지막 공격 기회를 얻었다. 쿠투가 올린 볼을 자비처가 박스 정면에서 정확히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쿠르투아의 놀라운 반사 신경이 빛났다. 쿠르투아의 슈퍼세이브가 레알을 구했고, 곧바로 종료 휘슬이 울렸다.
이번 승리로 레알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최근 5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도르트문트는 레알을 상대로 또다시 고개를 숙였고, 한편으로는 전술적인 대응과 수비 집중력의 한계를 노출했다.
레알은 이제 클럽 월드컵 4강에서 PSG와 맞붙는다. 이 경기는 음바페가 친정팀을 상대하게 되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으며, 두 팀 모두 수많은 스타 선수들이 포진한 만큼 사실상 결승전급 맞대결로 평가받고 있다.
레알은 이날 하위선의 퇴장으로 인해 수비진 구성에 고민을 안게 됐지만, 여전히 강력한 중원과 벤치 멤버를 보유한 만큼 PSG와의 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음바페 더비'는 다가오는 10일 오전 4시에 메트라이프 경기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