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일부 몰상식한 팬들이 최근 사망한 디오고 조타의 무덤에서 셀카를 찍는 기행을 벌여 경찰이 출동했다.
이들은 조타의 죽음을 애도하기는커녕 이번 일이 마치 유명한 이벤트인 것처럼 행동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보도에 의하면 이들은 조타와 그의 동생 안드레 실바가 장례식 이후 묘지에 묻히자 두 형제의 묘지로 찾아가 사진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다 못한 유족들이 팬들을 제지하기 위해 경찰을 불러 상황이 일단락됐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5일(한국시간) "리버풀의 스타 디오고 조타가 그의 동생 안드레 실바와 함께 안장된 이후 팬들이 그의 무덤 사진을 찍으면서 경찰이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조타의 고향인 포르투갈 곤도마르에 위치한 교회에서 조타의 장례식이 열린 날이었다. 조타는 지난 3일 포르투갈에서 영국으로 복귀하던 도중 차량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복수의 스페인과 포르투갈 언론에 따르면 조타는 포르투갈의 포르투에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가족들과 밥을 먹은 뒤 프리시즌 일정을 앞두고 소속팀인 리버풀로 돌아가기 위해 차를 타고 스페인 산탄데르 지방으로 이동 중에 사고를 당해 유명을 달리했다.
조타는 최근 폐 수술을 받아 비행기를 탈 수 없었기 때문에 산탄데르에서 배를 타고 영국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는데, 조사 결과 조타와 그의 동생 안드레 실바가 탑승하고 있던 차량의 타이어에 문제가 생겨 가드레일에 충돌한 뒤 차량이 전소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조타의 사망 소식은 유럽 전역에 큰 충격을 줬다. 조타는 지난 시즌 그는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포르투갈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에 기여했고, 불과 2주 전 오랜 기간 만난 연인과 결혼식을 올리는 등 한창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었다.

조타의 소속팀이었던 리버풀은 성명을 통해 조타의 죽음을 추모하면서 그의 등번호인 20번을 영구 결번 처리했고, 남은 계약 기간인 2년 동안 조타가 받아야 할 연봉을 유족에게 지급했다.
프리미어리그와 리그 내 구단들은 물론 다른 리그의 구단들도 조타를 추모하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냈다.
현지 언론들은 조타가 리버풀 선수들 중에서도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였고,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소식을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리버풀의 홈구장 안필드 앞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는 리버풀 팬들은 물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등 너나 할 것 없이 많은 팬들이 방문해 조타를 추모했다.
조타의 유족들은 4일 유가족과 지인만 참석한 비공개 장례식을 치르고, 5일 일반인들도 볼 수 있는 조타의 장례식을 진행했다.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에서 조타와 가깝게 지냈던 후벵 네베스가 조타 형제의 관 운구에 참여했고, 네베스 외에도 다수의 포르투갈 국가대표 선수들과 리버풀 선수들이 조타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리버풀의 주장 버질 판데이크와 수비수 앤디 로버트슨은 조타의 등번호인 20번과 실바의 등번호 30번이 새겨진 화환을 들었다.
조타를 지도했던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과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의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 울버햄턴 시절 조타를 성장시킨 누누 산투 감독도 어두운 표정으로 걸어 들어왔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연설을 통해 "정말 슬펐지만, 오늘 장례식은 우리가 아주 가까운 가족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포르투갈이 우리가 함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하며, 두 사람의 정신이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며 "여러분의 메시지와 지지, 그리고 전 세계에서 보내주신 모든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오늘 우리는 모두 하나의 축구 가족이다"라고 했다.
조타의 유족들만 교회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장례 예배는 생방송으로 진행된 덕에 조타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모두 장례 예배를 보며 자리를 지켰다. 이후 조타와 실바는 묘지에 안장됐다.

문제는 이 때 발생했다.
두 사람의 묘지는 일반인들에게도 개방됐는데, 묘지로 몰려온 사람들이 조타가 안장된 곳을 찍고 심지어 '셀카'를 찍는 몰상식한 행동까지 보인 것이다.
'더 선'은 "사람들이 묘지에서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경찰이 개입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제복을 입은 경찰이 움직이는 모습이 담겨 있다"며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 따르면 묘지를 비운 뒤 사람들이 다시 돌아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경찰 당국은 곧바로 묘지를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고, 조타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묘지 근처에도 가지 못한 채 밖에서 마음을 전해야 했다. 일부 몰지각한 팬들 때문에 조타가 떠나는 마지막 길을 제대로 배웅하지 못한 사람들이 생긴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