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열대야도 이틀 기록…피서 절정기만큼 야간 백사장에 피서객 몰려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도저히 집 안에 있기 힘들어 바닷가로 나왔어요."
지난 5일 밤 10시 기온이 32도를 기록한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에는 피서 절정기가 아닌데도 무더위를 피해 나온 피서객과 시민들로 북적였다.
중앙광장 부근 백사장에는 많은 피서객과 시민이 삼삼오오 모여 돗자리를 깔고 앉아 음료를 마시거나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달아오른 여름밤을 맞았다.
시민 최모(32)씨는 "도저히 집 안에 있기 힘들어 친구들과 함께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씩 사 들고 바닷가로 나왔다"며 "여기는 그나마 바람도 좀 불고 바닷물이 시원해 열대야를 견딜 만하다"고 말했다.
더 많은 사람은 바닷물에 발을 담그거나 아예 바다에 뛰어드는 등 나름의 방식으로 여름밤 무더위를 식혔다.
이날 밤 경포해수욕장 백사장 피서객은 피서 절정기에 견줄 만큼 인산인해를 이뤘다.
북강릉의 이날 최고기온은 36.7도까지 오르며 7월 일 최고기온 최고 극값을 경신했다.
강릉에는 폭염경보 속에 지난 6월 29일부터 7일째 열대야가 지속돼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달아오른 열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이날 밤 강릉의 최저기온은 29.5도를 기록했다.
7일째 계속되는 열대야에는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도 이틀이나 됐다.
동해안 열대야는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지속해 유입되면서 밤사이 기온이 크게 내려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그렇게 무더운 밤이 지나고 6일 새벽 경포해변.
바람 한 점 없는 열대야에 집이나 숙소에서 잠을 못 이룬 피서객과 시민들이 경포해변 백사장에 나와 잠을 자고 있다.
캠핑용 야외 침대를 가지고 나와 잠을 자는 시민은 물론 이불과 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은 동이 트는 줄도 모르는 채 꿀잠을 잤다.
그냥 모래사장에 웅크리고 잠을 자는 모습도 꽤 여럿 보였다.
한 60대 부부는 "밤새 잠을 설치다 새벽에 간단한 이불과 요를 가지고 나와 봤다"며 "이곳은 새벽에 좀 시원해 모처럼 잠을 좀 잤지만 벌써 무더위가 기승이니 올여름이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폭염특보가 발효된 강원 대부분 지역이 당분간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 올라 매우 무덥겠으니 온열질환 등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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