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리버풀과 포르투갈 대표팀의 공격수 디오고 조타와 그의 동생 안드레 실바의 장례식이 6일(한국시간) 포르투갈 곤도마르의 이그레자 마트리즈 성당에서 거행됐다.
이들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유럽 축구계를 충격에 빠뜨렸으며, 이날 장례식장에는 가족, 친구, 리버풀 구단 관계자,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들, 팬들이 대거 참석해 고인을 애도했다.
지난 4일 새벽, 조타와 실바는 스페인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들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유럽 축구계는 물론 세계 축구팬들에게 깊은 충격과 슬픔을 안겼다.

현지 경찰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시 형제는 고급 스포츠카 람보르기니를 타고 이동 중이었으며, 사고 당시 차량은 고속 주행 상태에서 추월을 시도하다가 타이어가 파열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차량은 중심을 잃고 도로를 이탈했으며, 이어진 전복과 화재로 인해 두 사람 모두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스페인 경찰은 "두 사람 모두 즉사했다"고 발표했다. 사고 잔해가 고속도로 주변에 넓게 흩어져 있었으며, 차량은 사실상 전소된 상태였다.

이번 사고가 더욱 비극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조타가 생전에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를 불과 며칠 전에 보냈기 때문이다.
조타는 지난달 23일, 10년간 교제해 온 연인 루트 카르도수와 결혼식을 올렸다. 이 결혼식은 오랜 시간 함께한 연인과의 사랑을 공식적으로 맺는 뜻깊은 자리였으며, 조타는 자신의 SNS를 통해 행복한 순간을 팬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결혼식이 있고 불과 11일 만에 그는 동생과 함께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하게 되었고, 신부였던카르도수는 신혼의 기쁨이 채 식기도 전에 남편과 시동생을 잃는 참담한 현실을 맞게 됐다.
장례식은 조타와 안드레 형제가 사망한 스페인 사고 현장에서 불과 이틀 만에 치러졌으며, 형제의 고향에 위치한 성당 외부에는 조문객들이 이른 아침부터 모여들었다.
형제의 관이 성당 안으로 들어갈 때 교회 종이 울렸고, 팬들과 시민들은 박수로 마지막 작별 인사를 건넸다.
아내 카르도수는 장례식 내내 눈물을 흘렸고, 남편의 관을 운구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의 위로를 받았다.


리버풀 선수단과 스태프도 장례식에 참석했다.
주장 버질 판데이크, 수비수 앤드류 로버트슨이 조타의 등번호인 '20'과 안드레의 등번호 '30'의 등번호가 새겨진 헌화를 든 채 등장했고, 그 뒤를 다윈 누녜스, 커티스 존스, 코디 각포, 라이언 흐라번베르흐, 조 고메스, 코너 브래들리, 엔도 와타루 등 다수의 동료들이 따랐다. 감독 아르네 슬롯 역시 장례식장을 찾았다.
또한 전 리버풀 선수인 제임스 밀너, 조던 헨더슨, 파비뉴, 티아고 알칸타라, 퀴빈 켈러허 등도 자리를 함께해 조타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포르투갈 대표팀도 사실상 총출동했다.
감독 로베르토 마르티네스를 필두로 브루누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베르나르두 실바, 루벤 디아스(맨체스터 시티), 주앙 펠릭스, 헤나토 베이가(첼시), 넬송 세메두(울버햄프턴), 주앙 무티뉴(브라가) , 루이 파트리시우(알아인), 루벤 네베스(알힐랄) 등 대표팀 동료들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특히 네베스는 불과 12시간 전 사우디 알힐랄 소속으로 클럽 월드컵 경기를 마친 뒤 플루미넨세전 직후 곧바로 포르투갈로 이동해 장례식에 참석했으며, 직접 관 운반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 감동을 자아냈다.
장례식에 참석한 베르나르두 실바는 현지 방송 'TVI'와의 인터뷰에서 "조타는 뛰어난 선수 이전에 훌륭한 사람이었다. 우리는 함께 수많은 추억을 쌓았다. 그는 모든 아침 식사와 대표팀 모임, 카드 게임, 플레이스테이션에서 항상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그를 잊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자신의 SNS로 누구보다 빨리 조타에게 애도를 표했던 대표팀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아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그가 휴가를 중단하고 카르도사에게 금전적 지원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등장했고 영국 '더 미러'는 "호날두가 장례식장에서 자신의 존재가 지나친 관심을 받을 것을 우려해 참석하지 않았다"고 보도하며 해당 논란을 잠재웠다.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 역시 고향 브라질에서 휴가를 보내는 중이라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SNS를 통해 "오늘은 아무것도 말이 되지 않는 날이다. 다시 한 번,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작별할 수 없는 바다 너머에 있다. 루트,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곧 우리 모두가 함께할 것이다"고 전했다.

많은 팬들과 시민들 역시 눈물을 흘리며 가족의 슬픔을 함께 나눴지만, 일부 조문객들이 조타와 안드레의 무덤 앞에서 셀카를 찍는 등 무례한 행동을 보여 묘지가 일시 폐쇄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장례식 전날에는 곤도마르의 상 코스메 예배당에서 고별식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마르셀루 헤벨루 드 소자 포르투갈 대통령, 루이스 몬테네그루 총리 등 국가 수반들도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고 알려졌다.
리버풀은 조타가 남기고 간 가족을 위해 향후 2년간 지급 예정이던 주급 14만 파운드(약 2억 6000만원)를 유족에게 모두 지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총액으론 240억원이다.
이는 단순한 계약 해지 보상금이 아닌, 클럽이 가족을 향한 존중과 책임을 실천하는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리버풀은 프리시즌 훈련 복귀를 전면 연기했으며, 홈 구장 안필드에는 조타를 기리는 꽃다발과 추모 문구들이 쌓이고 있다. 구단 내 박물관, 기념품숍, 투어 프로그램도 모두 중단됐다.
사진=스카이스포츠/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