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미국 진출을 결정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새로운 도전이 아닌 토트넘 홋스퍼에 남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국 매체 더선은 4일(한국시간)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새로운 도전에 나설 준비가 완료됐지만 MLS 이적은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이 MLS 소속 LA FC의 제안을 이번 여름에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토트넘에 복귀해 토마스 프랭크 신임 감독과 직접 담판을 지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매체는 "LA FC는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을 당장은 영입할 수 없을 것"이라며 "손흥민은 지금 단계에서는 미국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낮다. LA FC는 내년 1월이나 1년을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LA FC는 최근 프랑스 릴로 떠난 베테랑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의 대체자로 손흥민 영입을 노렸다. 하지만 이번 여름 영입 계획은 잠정 연기됐다.
보스만 룰에 따라 토트넘 의사에 상관 없이 손흥민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내년 1월이나 아예 자유계약(FA) 신분이 되는 내년 여름까지 12개월 더 기다린 뒤 영입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손흥민 역시 미국 무대 진출에 관심이 있지만 섣부른 결정 대신 신임 감독과 미래를 먼저 논의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축구 매체 골닷컴도 "손흥민은 MLS 이적 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2025-2026시즌에는 토트넘에 잔류할 예정"이라며 "손흥민은 내년 여름 MLS로 이적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결국 모든 것은 다음 주에 열릴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손흥민의 첫 만남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손흥민은 다음 주 토트넘 훈련장에 복귀해 메디컬 체크를 받은 뒤, 곧바로 프랭크 감독과 직접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다음 시즌 구상과 서로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 10년간 이어온 동행을 계속할지 아니면 아름다운 이별을 택할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골닷컴은 "손흥민은 이미 프랭크 감독에게 올여름 토트넘에 남을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손흥민은 미국에서 은퇴를 희망하고 있으나 아직 유럽을 떠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마침내 토트넘에서 '무관의 한'을 풀었다. 일각에서는 토트넘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으나 손흥민은 계약이 만료되기 전까지는 토트넘에 남을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주급 19만 파운드(약 3억5400만원) 규모의 계약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 1월부터는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하다. 이후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 역시 손흥민의 이적을 강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10년간 팀에 헌신한 레전드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그의 선택을 최대한 존중할 방침이다.
다만 미국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등 다양한 리그에서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손흥민의 막대한 상업적 가치를 고려해 헐값에 보내지는 않을 예정이다.

특히 오는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는 손흥민의 거취를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손흥민의 출전이 계약상 의무 조항으로 포함된 이번 투어가 끝나기 전까지는 어떤 이적도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현지 중론이다.
더선은 "8월 초 서울 원정을 앞두고 토트넘이 손흥민을 팔아치운다면 큰 충격이 될 것"이라며 토트넘이 뉴캐슬과의 경기 전까지는 손흥민을 쉽게 팔려고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토트넘은 손흥민을 싸게 판매하지 않을 것이다. 손흥민이 한국에서 상징적인 존재로 구단에 가져다주는 막대한 상업적 이익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며 손흥민이 이적하게 되더라도 막대한 이적료가 들 것으로 예상했다.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나 튀르키예로 가지 않는다면 다음 시즌까지 토트넘에 잔류하게 된다.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우승 자격으로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게 됐다. 베테랑 손흥민의 경험과 리더십이 오랜만에 챔피언스리그에 다시 도전하게 된 토트넘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분석도 많다.

영국 풋볼인사이더는 "지난 시즌 손흥민의 경기은 최상이 아니었고, 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토트넘은 손흥민의 풍부한 경험이 챔피언스리그 복귀 시즌에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손흥민 입장에서도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선수들이 가는 미국에 가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경쟁력 있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더 높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