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이재현이 결정적인 순간에 만루포를 쏘아 올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재현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2차전에 교체 출전해 1타수 1안타(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이재현은 8회초까지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다가 8회말 1사 1, 2루에서 유격수로 교체 출전했다. 삼성은 유격수 김영웅의 수비 위치를 3루수로 조정했고, 이재현을 유격수로 투입했다.
이재현에게 기회가 찾아온 건 삼성이 2-3으로 끌려가던 9회초 무사 만루였다. 이재현은 초구 볼, 2구 볼, 3구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낸 뒤 박신지의 4구 134km/h 슬라이더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만루포를 터트렸다. 개인 통산 3번째 만루홈런이다.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킨 삼성이 6-4로 승리하면서 이재현의 홈런은 결승타로 기록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재현의 만루홈런이 승리를 확인시켜주는 결정적인 한 방이 됐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재현은 "5회가 끝난 뒤 계속 준비하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몸도 풀고 스트레칭도 하면서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투수가 교체된 이후 이진영 코치님이 가까운 쪽의 코스를 노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 부분만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재현이 프로 데뷔 후 잠실야구장에서 홈런을 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현은 "점수는 나겠다고 생각했는데, 외야수가 (타구를 따라가다가) 멈춘 것 같아서 그때 넘어갔다는 걸 알았다. 그동안 못 친 게 한 번에 크게 나온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홈런을 쳐서) 당연히 좋았다. 잠실에서 홈런을 친 적이 없었다. 자욱이 형이 매번 '잠실에서 홈런 쳐봤어?'라고 놀렸다. 내가 홈으로 들어올 때 손가락으로 1을 가리키더라"며 미소 지었다.

2022년 1차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이재현은 2023년(12홈런)에 이어 지난해(14홈런)에도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올 시즌에도 홈런 2개를 추가하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게 된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흐름이 좋지 않았다. 이재현은 4월까지 31경기 104타수 28안타 타율 0.269, 4홈런, 18타점을 올렸고, 5월 25경기 82타수 15안타 타율 0.183, 1홈런, 7타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달 20경기 58타수 16안타 타율 0.276, 2홈런, 11타점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이재현은 "직구에 늦었던 것 같다. 또 쳐야 하는 볼카운트에서 인플레이 타구가 나와야 했는데, 파울이 나오면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상황이 많았던 것 같다"며 "그래서 (카운트가) 유리할 때 좋은 결과를 내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7위 삼성은 4일 현재 41승40패1무(0.506)의 성적으로 6위 SSG를 0.5경기 차로 추격 중이다. 순위 경쟁이 치열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1승이 간절하다.
이재현은 "솔직히 순위가 신경 쓰이진 않는 것 같고, 매 경기 이기려고만 한다.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정도만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 난 어린 축에 속한다. 형들이 잘 이끌어주고 있다. 형들을 따라가면서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