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기성용이 FC서울을 떠나 포항 스틸러스로 향하는 것에 대해 심경을 고백했다.
기성용은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장문을 공개했다.
20년 가까이 FC서울의 상징이었던 기성용은 구단과 계약을 해지한 뒤 포항에 입단하는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먼저 기성용은 "얼마 전, 감독님과의 대화를 통해 앞으로 팀의 계획에 제가 없다는 것을 듣게 됐습니다"라며 "이제 은퇴해야하는 시점이구나 생각하게 돼 그럼 은퇴하겠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고 감독님께서 제 뜻을 존중한다 하셨습니다"라며 밝혔다.

이어 "그런데 가족들, 그리고 제가 믿고 의지하는 축구인들이 아직은 선수로써 충분히 더 할 수 있다고 만류했고 혼란 속에 며칠 냉정히 저를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아직은 충분히 더 뛸 수 있으며 더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라며 "단 몇 분을 뛰더라도 뛰고 싶은 이 마음을, 억지로 사그라뜨리는 것이 선수로서 참 괴롭고 힘들었습니다"라고 전했다.
기성용은 "물론 노장으로서 이 것이 내 욕심인 걸까 깊이 고민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에만 집중해 봤을 때 '뛰고싶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이기적일지 모르지만 가장 제 솔직한 마음인 것 같습니다"라면서 "선수로서의 마지막을 이렇게 무기력하게 끝내기 보단 기회가 된다면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비고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는 것이 팬들에 대한 보답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구단에 제 마음을 말씀드리고 저를 필요로하는 팀을 기다리고 있을 때, 포항 박태하 감독님께서 가장 먼저 선뜻 제가 필요하다고 연락을 주셨고 이적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라며 "쉽지 않은 결정이셨을텐데 품어주신 박태하 감독님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라며 포항 이적 배경을 설명했다.

또 "갑작스러운 소식에 많이 놀라실거고 받아들이기 힘드실 것이라는 것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기성용은 "한국으로 돌아 왔을 때 서울이 아닌 곳에서의 선수생활은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어, 저도 아직 이 상황이 낯설기만 합니다"라며 "서울 팬 분들을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프고 아직도 잠이 잘 오지 않습니다. 제가 부족해서 이런 상황이 온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 뿐입니다"라며 서울 팬들에게 미안한 심정을 드러냈다.
더불어 "이렇게 결정하기까지 저에겐 참 힘든 시간이었습니다"라며 "부디 제 결정을 이해해 주시고 축구선수로서 남은 시간 모든 것 쏟아붓고 행복하게 축구하는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길 감히 부탁드려 봅니다"라며 팬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FC서울은 제 고향입니다. 제 자존심이기도 합니다. 저만큼 이 팀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만큼 이 팀에 집착했고 이 곳에서 마지막을 불태우고 싶었고 참 사랑했습니다"라며 "지금껏 함께했던 동료들과 FC서울 팬들이 제 인생엔 잊을 수 없을만큼 소중했고 또 소중합니다. 깊은 애정과 응원으로 늘 저를 일으켜 주었던 여러분들의 그 사랑은 늘 감동이었습니다"라며 서울에 대한 애정도 밝혔다.

계속해서 기성용은 "저 또한 여러분들을 향한 마음만은 변치 않을 것을 약속드리고 영원히 가슴에 담아 가져가겠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선수들 많이 응원해 주시고 힘이 되어주세요!"라며 서울 팬들에게 변함 없는 응원을 부탁했다.
마지막으로 "이런 소식으로 인사 드리게 돼서 정말 죄송합니다.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전했다.
자타 공인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중 한 명인 기성용은 2006년 서울에 입단한 후 어린 나이에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친 기성용은 2009년 1월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에 합류하면서 유럽에 진출했다. 이후 프리미어리그로 넘어가 스완지 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에서 활약했다.

긴 시간 유럽에서 뛰던 기성용은 2020년 7월 서울과 3년 6개월 계약을 체결하면서 K리그 무대에 복귀했다.
서울에서도 변함 없는 활약을 펼치던 기성용은 지난해 1월 계약 기간을 2년 연장하면서 이번 시즌까지 서울과 동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서울 사령탑 김기동 감독 밑에서 입지가 줄어들자 이적을 고려하게 됐고, 포항을 이끄는 박태하 감독이 기성용에게 손을 내밀면서 기성용의 포항 이적이 임박했다.
서울도 기성용과의 결별이 확정됐음을 인정했다. 서울은 25일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FC서울은 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영원한 캡틴 기성용과의 인연을 잠시 멈추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구단은 "이번 결정은 올시즌 FC서울 선수단 운영 계획에 기회가 없음을 확인한 기성용 선수가 남은 선수 인생에 있어 의미 있는 마무리를 위해, 더 뛸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고 이를 구단이 수용하며 이루어지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래된 인연만큼 FC 서울과 기성용 모두, 긴 고심 끝에 내린 어려운 결정이다"라며 "FC서울은 기성용이 팀을 자신의 고향이자 자존심이라 생각하고, 그 누구보다 사랑했던 마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너무 힘든 결정이었지만 선수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담아 이번 요청을 수락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FC서울은 기성용이 선수로서 후회 없이 뛰고 내려놓을 때, 구단 레전드로서의 은퇴식을 함께 하기로 선수와 뜻을 모았다"라며 "또한 선수가 지도자로 제 2의 축구 인생 도전함에 있어서도 구단이 최선을 다해 조력하고 서로가 함께 한다는 약속을 나눴다"라고 전했다.
FC서울은 기성용과 계약을 해지했다. 기성용은 이르면 26일 포항에 입단한다.

◆ 기성용 입장문 전문
사랑하는 FC서울 팬들께.
안녕하세요, 기성용입니다.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을 생각하며 무겁고 죄송한 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얼마 전, 감독님과의 대화를 통해 앞으로 팀의 계획에 제가 없다는 것을 듣게 됐습니다. 이제 은퇴해야하는 시점이구나 생각하게 되어 그럼 은퇴하겠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고 감독님께서 제 뜻을 존중한다 하셨습니다.
그런데 가족들, 그리고 제가 믿고 의지하는 축구인들이 아직은 선수로서 충분히 더 할 수 있다고 만류했고 혼란속에 며칠 냉정히 저를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충분히 더 뛸 수 있으며 더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단 몇 분을 뛰더라도 뛰고 싶은 이 마음을, 억지로 사그라뜨리는 것이 선수로서 참 괴롭고 힘들었습니다.
물론 노장으로서 이 것이 내 욕심인걸까 깊이 고민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에만 집중해 봤을 때 '뛰고 싶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이기적일지 모르지만 가장 제 솔직한 마음인 것 같습니다. 선수로서의 마지막을 이렇게 무기력하게 끝내기 보단 기회가 된다면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비고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는 것이 팬들에 대한 보답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구단에 제 마음을 말씀드리고 저를 필요로하는 팀을 기다리고 있을 때, 포항 박태하 감독님께서 가장 먼저 선뜻 제가 필요하다고 연락을 주셨고 이적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셨을텐데 품어주신 박태하 감독님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많이 놀라실거고 받아들이기 힘드실 것이라는 것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 왔을 때 서울이 아닌 곳에서의 선수생활은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어, 저도 아직 이 상황이 낯설기만 합니다. 서울 팬 분들을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프고 아직도 잠이 잘 오지 않습니다. 제가 부족해서 이런 상황이 온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 뿐입니다.
이렇게 결정하기까지 저에겐 참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부디 제 결정을 이해해 주시고 축구선수로서 남은 시간 모든 것 쏟아붓고 행복하게 축구하는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길 감히 부탁드려 봅니다.
FC서울은 제 고향입니다. 제 자존심이기도 합니다. 저만큼 이 팀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만큼 이 팀에 집착했고 이 곳에서 마지막을 불태우고 싶었고 참 사랑했습니다. 지금껏 함께했던 동료들과 FC서울 팬들이 제 인생엔 잊을 수 없을만큼 소중했고 또 소중합니다. 깊은 애정과 응원으로 늘 저를 일으켜 주었던 여러분들의 그 사랑은 늘 감동이었습니다.
저 또한 여러분들을 향한 마음만은 변치 않을 것을 약속드리고 영원히 가슴에 담아 가져가겠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선수들 많이 응원해 주시고 힘이 되어주세요!
이런 소식으로 인사 드리게 돼서 정말 죄송합니다.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