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지휘 살로넨 "지메르만과 한국 공연, 가족 여행 기분"
연합뉴스
입력 2025-06-25 14:57:51 수정 2025-06-25 14:57:51
11년 만에 내한하는 뉴욕필, 26∼28일 인천·서울서 공연
"협연자 지메르만 특별한 피아니스트, 순수한 물과 같이 연주"
"베토벤 '영웅', 혁명적인 곡…훌륭한 핀란드 지휘자 탄생은 교육 덕분"


인사말하는 에사페카 살로넨 지휘자(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에사페카 살로넨 지휘자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서초에서 열린 '에사페카 살로넨 & 뉴욕 필하모닉 with 크리스티안 짐머만'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6.25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여러 가지 의미로 가족 여행하는 기분이 드네요."

미국 뉴욕 필하모닉의 내한 공연 지휘봉을 잡은 핀란드 출신 지휘자 에사페카 살로넨이 25일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서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한하는 소감을 이렇게 비유했다.

이번 뉴욕 필하모닉의 공연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11년 만의 내한 공연이고 1996년 이후 약 30년 만에 뉴욕 필하모닉과 세계적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여는 협연 무대다. 지메르만은 고국 폴란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비판하며 2009년 이후 미국에서 연주하지 않았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음악감독인 살로넨은 뉴욕 필하모닉, 지메르만과 오랜 인연을 가진 지휘자다. 그가 이번 내한이 가족 여행 같다고 말하는 배경이다.

살로넨은 "1980년대 중반에 지메르만과 처음 협연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친구인 지메르만과 이곳 한국에서 만나는 건 특별한 기쁨"이라고 했다.

그는 또 "뉴욕 필하모닉을 처음 지휘했을 때가 1986년"이라며 "뉴욕 필하모닉과 함께하게 된 것도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인사말하는 에사페카 살로넨 지휘자(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에사페카 살로넨 지휘자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서초에서 열린 '에사페카 살로넨 & 뉴욕 필하모닉 with 크리스티안 짐머만'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6.25 ryousanta@yna.co.kr

살로넨은 협연자 지메르만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지메르만은 1973년 베토벤 국제 피아노 콩쿠르, 197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레너드 번스타인, 피에르 불레즈 등 거장 지휘자들과 협연하고 다수 음반을 발매하며 명성을 쌓았다. 2019년 영국 클래식 전문지 BBC 뮤직 매거진이 선정한 역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에 13번째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그는 살로넨이 지휘봉을 잡는다는 얘기를 듣고 이번 공연에 꼭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살로넨은 "지메르만은 여러 면에서 아주 이례적이고 특별한 아티스트"라며 "그 곡이 마땅히 그렇게 해석돼야 하는 것처럼 연주한다"고 말했다.

살로넨은 지메르만의 연주를 순수한 물에 빗대며 그의 완벽함을 극찬했다.

인사말하는 에사페카 살로넨 지휘자(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에사페카 살로넨 지휘자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서초에서 열린 '에사페카 살로넨 & 뉴욕 필하모닉 with 크리스티안 짐머만'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6.25 ryousanta@yna.co.kr

뉴욕 필하모닉과 지메르만은 26일 아트센터인천, 2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협연한다. 뉴욕 필하모닉은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도 들려준다.

살로넨은 베토벤의 두 곡이 혁명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살로넨은 "(3번 교향곡은) 베토벤의 이상을 잘 담은 작품이다. 무엇보다 피날레 부분은 마치 테일러 스위프트나 K팝처럼 당시 사교계에서 인기 있던 춤곡을 담고 있다"며 "협주곡 4번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동등하게 연주하는 게 독특한, 매우 전향적인 작품"이라고 했다.

뉴욕 필하모닉은 28일 예술의전당에서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 드뷔시의 '바다',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등 프랑스 작곡가들의 대표 작품도 들려준다.

인사말하는 에사페카 살로넨 지휘자(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에사페카 살로넨 지휘자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서초에서 열린 '에사페카 살로넨 & 뉴욕 필하모닉 with 크리스티안 짐머만'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6.25 ryousanta@yna.co.kr

간담회에서는 살로넨을 비롯해 클라우스 메켈레 등 최근 핀란드 출신 지휘자들이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이유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살로넨은 "핀란드 지휘자의 성공 요인은 1970년대에 정립된 교육제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무료 음악 학교가 있고 신생아부터 음악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클래식을 중시하는 문화도 있다"며 "독립 이후 핀란드어와 스웨덴어 두 개의 언어를 사용하는 등 국가 정체성을 세우기 쉽지 않았는데, 음악이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살로넨은 젊은 지휘자들에게 지휘 기회를 주기 위한 지원도 하고 있다.

마티아스 타르노폴스키 뉴욕 필하모닉 최고경영자(CEO)는 살로넨, 지메르만과 함께하는 특별함을 언급하며 향후에도 다양한 예술가들과 협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40년간 살로넨과 할 수 있어 뜻깊다. 살로넨은 뉴욕 필하모닉의 상주 작곡가로서 10년 전에 활동한 적도 있다"며 "위대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더욱 많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필하모닉 내한 기자간담회(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마티아스 타르노폴스키 뉴욕필하모닉 CEO(왼쪽부터), 에사페카 살로넨 지휘자, 김용관 마스트미디어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서초에서 열린 에사페카 살로넨 & 뉴욕 필하모닉 with 크리스티안 짐머만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6.25 ryousanta@yna.co.kr

encounter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인기순
최신순
불 타는 댓글 🔥

namu.news

ContáctenosOperado por umanle S.R.L.

REGLAS Y CONDICIONES DE USO Y POLÍTICA DE PRIVACIDAD

Hecho con <3 en Asunción, República del Paragu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