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이 가만히 홀로 좋아했던 그 책들…'같이 읽자는 고백'
연합뉴스
입력 2025-06-25 11:00:58 수정 2025-06-25 11:00:58
소설가·시인·감독 등 37명의 추천 책 모음 담은 신간


박완서 작가 [문학동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아나운서 출신 김소영 책발전소 대표는 북클럽 회원들을 대상으로 매달 큐레이션 레터를 보냈다. 하지만 혼자만 책을 고르다 보니 한계에 부딪혔다. 그는 각층의 명사들에게 책을 추천해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다만 베스트셀러여서는 안 되고, 이미 추천했거나 추천사를 썼던 책도 안되며 진심으로 꼭 나눠 읽고 싶은 책이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소설, 시, 노래 가사, 대본 등 여러 장르에 걸쳐 글을 쓰는 37명의 작가는 김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신간 '같이 읽자는 고백'(이야기장수)은 이들의 추천작을 모은 책이다.

기꺼이 수락했으나 책 추천에 나선 작가들은 고민에 휩싸였다. 한권을 추천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었다. 인생 책이란 것도 가변적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이래서, 저 책은 저래서 좋을 수밖에 없고, 그 책들 사이의 위계도 있을 수 없어서다.

작가 김연수는 2024년에 기억 남는 것으로 그해 많이 들었던 김민기의 노래 '봉우리', 빔 벤더스 영화 '퍼펙트 데이즈',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꼽는다. 여기에 책 한권도 있다면서 크리스티나 크로스비의 '와해된, 몸'을 꼽는다. 사고로 장애를 겪은 한 레즈비언이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그린 에세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이 가까운'을 추천한다. 9.11 테러를 소재로 한 유명한 미국 소설이다. 신형철은 아빠가 된 이후에 이 소설을 다시 읽었는데, 이전의 경험과는 많이 달랐다고 한다. 그는 마음이 아파 몇 번이고, 읽는 걸 멈춰야 했다고 고백한다.

작가 박상영은 박완서 선생의 산문집 '두부'를 첫손에 꼽고, 가수 장기하는 최근 다시 읽을 때 문장 하나하나가 확확 와닿았던 밀란 쿤데라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추천한다.

개브리언 제빈 소설 '비바, 제인'(장류진 소설가), 하재영 논픽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최은영 소설가), 이유리 소설집 '브로콜리 펀치'(김초엽 소설가), 노라 에프런 에세이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윤가은 감독), 마누엘 푸익 소설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영원한 저주를'(박참새 시인) 등 다양한 책들이 추천작으로 거론된다.

책은 쉽게 읽힌다. 읽은 책들에 대해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지 않은 책들에 관해선 호기심에 휩싸이면서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다만 책을 읽다가 온라인서점에서 이들의 추천작을 장바구니에 담느라 시간이 걸릴 순 있다.

300쪽.

[이야기장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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