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4회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이란이 전쟁으로 인해 다가오는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출전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24일(한국시간) FIFA가 개최국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란의 북중미 월드컵 출전에 대해 여러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FIFA가 내년 월드컵에 갈수록 난처해지는 상황에 대해 새로운 의문점을 직면하고 있다. 공동 개최국인 미국과 갈등에 휩싸인 이란을 어떻게 대할지 이슈가 발생했다"며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적 행동으로 발생한 이란과의 충돌, 이란 국민들의 미국 출입국 금지 조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FIFA 규정에는 한 국가가 다른 국가와 같은 조에서 뛰는 것을 예방하는 조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3월,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이란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미국을 상대한 바 있다. 비록 2026 북중미 대회는 캐나다, 멕시코도 개최하지만, 멕시코에서 경기가 열리는 A조에 특별 슬롯을 이란을 위해 설정해야만 이란이 미국에서 뛰는 것을 막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나아가 "만약 이란이 조별리그에서 승리한다면 32강, 그리고 16강 경기도 멕시코에서 치를 수 있다. 단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토너먼트 단계인 8강 이상 진출한다면, 그들은 미국으로 건너가야 한다"라고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이번 클럽월드컵을 계기로 가까이 지내고 있는 가운데 직면한 난처한 상황이라고 했다.
매체는 "FIFA는 우리의 코멘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고 12월 열릴 예정인 월드컵 조추첨식 전에 선택지를 고려할 것이다. 이는 인판티노 회장에게 어려울 것이며 그는 지난주 이란의 핵시설이 있는 장소에 미국의 폭탄 사용을 승인한 트럼프와 아주 밀접하다"라고 밝혔다.

또 매체는 "인판티노 회장과 FIFA 평의회가 대회와 조추첨 방식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다. 하지만 대회 조직위원회가 이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조직위 회원에는 캐나다, 멕시코, 이란도 있고 위원장이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알렉산다르 체페린이다"라면서 UEFA의 결정을 참고할 만하다고 내다봤다.
UEFA는 2022년, UEFA가 주관하는 유럽대항전에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가 서로 떨어지도록 조추첨에서 조치했다. 당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생긴 조치다. 러시아는 UEFA 주관 대회 참가 금지됐으나 자국에 러시아군 주둔을 허락하는 등 러시아 편을 든 벨라루스를 우크라이나와 떨어지도록 했다. FIFA가 참고할 만한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 이스라엘과 이란이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 22일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에 직접 개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에 "우리는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현재 이란 정권의 붕괴 위기 및 정권 교체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향후 이란 정세가 상당히 불안정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5일에는 이란을 포함한 12개 국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포고령을 발표해 9일부터 실질적으로 입국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다만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이란 선수단, 코칭스태프나 관련 가족들은 예외 사항으로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미국이 아예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개입하는 형국이 되면서 FIFA도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해야 하는 난처한 입장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