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이 창단 때부터 함께했던 안산을 떠나 부산으로 연고 이전을 공식 확정했다.
환경과 시장성 모두에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OK저축은행 배구단은 24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2025-2026시즌부터 연고지를 기존 안산시에서 부산광역시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며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강서체육공원 내 실내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OK저축은행은 지난 2013년 창단했다. '월드스타' 김세진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하고 2013-2014시즌부터 V리그 남자부 제7구단으로 합류했다.
OK저축은행은 2013-2014시즌 전력이 약할 수밖에 없는 신생팀의 한계 속에서도 정규리그 6위로 선전했다. 2014-2015시즌에는 V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쿠바 특급' 시몬을 앞세워 창단 2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OK저축은행은 2015-2016시즌에도 챔피언 결정전 왕좌를 차지했다. 2년 연속 V리그 남자부 가장 높은 곳을 정복하면서 창단 초기부터 '강팀'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은 2016-2017시즌부터 2019-2020시즌까지 4년 연속 최하위를 맴돌며 성장통을 겪었다. 2020-2021시즌 봄배구 진출, 2023-2024시즌 준우승으로 다시 도약에 성공했지만, 구단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연고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OK저축은행은 연고지 이전 배경을 크게 두 가지라고 밝혔다. 먼저 프로배구단이 수도권에 집중된 가운데 새로운 지역 연고에 기반한 팀의 활성화로 더 많은 팬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프로배구 저변을 확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OK저축은행은 "부산시는 이미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남녀 프로농구팀을 보유하고 있어 스포츠 친화적인 팬층을 탄탄하게 갖추고 있고 스포츠를 향한 관심도 큰 곳이다. 이미 지난 2019년 부산 섬머매치 당시, 부산시 팬들은 프로배구를 향한 뜨거운 열기를 내비치며 프로배구를 향한 갈증을 보인 바 있어 신규 팬층 확보를 통한 프로배구 저변 확대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두 번째는 신규 팬 유입을 통한 시장 규모 확대와 이에 따른 성장 동력 확보다. 부산시는 '한국 제2의 도시'로 불릴 정도로 큰 인구 규모를 보유하고 있어 시장 확대와 새로운 팬 확보에 용이한 곳이다. 뿐만 아니라 부산시는 이미 갖춰져 있는 아마추어 배구 저변도 탄탄해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 부산시에는 동성고, 성지고, 경남여고, 남성여고 등 고등부 4개 팀 등 초중고 13개 배구부가 활동 중이다"라고 전했다.
OK저축은행은 남자배구가 최근 신규 팬 유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성장 동력이 부족한 가운데, 연고지 이전을 통해 성공적인 신규 팬 확보와 시장 규모 확보에 성공한다면 남자배구 인기 상승과 저변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여기에 '시장성'의 확장도 기대하고 있다. 새 보금자리라고 할 수 있는 강서체육공원 내 실내체육관은 4000명 이상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2024-2025 시즌까지 홈 구장으로 사용한 안산 상록수체육관 대비 두 배 규모다.
OK저축은행은 "더 커진 시장과 체육관 규모가 가져다주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사전에 부산시 등과 협력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라고 약속했다.

OK 저축은행은 이와 함께 지난 2013년부터 연고지로 함께한 안산시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안산시는 OK 읏맨 배구단이 가장 많은 추억을 함께 나눈 도시이지만 오랜 고민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으며 그간의 성과와 팬들의 응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OK저축은행 배구단은 "창단 2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어진 챔피언결정전 2연패까지 OK 읏맨 배구단이 빛나는 모든 순간에 안산 팬과 상록수체육관이 함께했기에 가능했다"며 "안산 팬을 향한 감사와 존경은 언제나 구단과 함께할 것이다. 추후 안산 팬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해 성원에 보답할 계획이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최윤 OK저축은행 배구단 구단주는 "이번 연고지 이전을 통해 OK 읏맨 배구단은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이번 이전이 OK 읏맨 배구단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 믿는다. 새로운 팬들과 함께 호흡하며 OK 읏맨 배구단이 한국 배구 지역균형 발전과 지방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사진=한국배구연맹/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