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CEO '시총 200조 달성' 공언 1년6개월만…최태원 '뚝심 투자'도 한몫
SK그룹 인수 전 13조원에서 우상향 지속…AI 메모리 선두 기업 자리매김
R&D·미래 생산거점 투자로 경쟁력 제고…'설비투자 원칙' 통해 재무 건전성 강화
SK그룹 인수 전 13조원에서 우상향 지속…AI 메모리 선두 기업 자리매김
R&D·미래 생산거점 투자로 경쟁력 제고…'설비투자 원칙' 통해 재무 건전성 강화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SK하이닉스[000660]의 시가총액이 24일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가 작년 초 열린 'CES 2024'에서 '시가총액 200조 달성' 목표를 밝힌 지 1년6개월여만이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우위를 이어가는 데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했다는 미국 측 발표에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7.32% 오른 27만8천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28만3천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이날 장 마감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202조7천487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126조6천억원)과 비교하면 6개월여만에 70조원 이상 불어난 셈이다.
곽노정 CEO는 앞서 작년 CES에서 "우리가 기술을 잘 준비하고 개발하고, 제품도 잘 준비하고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재무 건전성도 훨씬 더 높이면 현재 100조원 정도인 시가총액이 더 나은 모습으로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내부적으로는 3년 정도 이내에 도전해볼 만한 목표치가 200조원 정도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2012년 SK그룹에 편입된 SK하이닉스는 인수 직전인 2011년 시가총액이 약 13조원 수준이었으나 이후 꾸준히 우상향해 2021년 1월에는 100조원을 넘어섰다. 같은해 3월 110조원까지 올랐던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메모리 시장의 다운턴(하락 국면)으로 2023년 3월에는 55조원대로 하락하기도 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제품과 기술 개발에 매진,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섰고, AI 메모리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에 성공하면서 기업 가치 성장세에도 속도가 붙었다.
특히 이날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소식에 따른 중동 리스크 완화로 증시 대표주인 반도체주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SK하이닉스의 성장에는 주변의 반대에도 3조4천267억원을 들여 SK하이닉스 인수에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뚝심 있는 투자'도 한 몫했다.
최 회장은 인수 당시 "인수·합병(M&A)이나 투자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더 큰 수확을 기대하려면 '기술'이 있어야 한다. 기술과 R&D는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인 만큼 기술의 사업화를 통해 글로벌 제품을 생산해내는 기술 지향적 회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HBM을 포함한 전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토대로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시장에 선보인 이후, HBM 분야에서 꾸준히 세계 최고 수준의 신제품을 개발·양산하고 있다.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HBM3를 양산해 'AI 큰손'인 엔비디아에 납품했고, 이어 2023년 4월에는 기존 HBM3 8단 대비 용량을 50% 높인 12단 적층 HBM3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엔비디아에 HBM 5세대인 HBM3E를 공급 중이며 이미 올해 물량을 '완판'한 상태다.
차세대인 HBM4 역시 시장 우위를 이어가기 위해 지난 3월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4 샘플을 공급했으며,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꺾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눈높이를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6곳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8조9천6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8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22.45% 증가한 20조1천108억원이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번 잡은 AI 제품 리더십은 쉽게 꺾이기 어렵고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주요 거래선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어 HBM4에서도 선도적 점유율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HBM4의 경우 초기 가격은 기존 시장 예상 대비 낮게 형성될 수 있으나 타이트한 수급 환경을 감안시 추가 상승 가능성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적극적인 R&D 투자와 미래 생산 거점의 선제적 투자로 경쟁력을 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 1c 미세공정을 적용한 16Gb(기가비트) DDR5 D램 개발에 성공했고 낸드에서도 지난해 11월 세계 최고층인 321단 1Tb(테라비트) TLC 4D 낸드 플래시 양산에 돌입하는 등 기술 한계를 돌파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는 총 120조원을 투자해 신규 메모리 생산기지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으며,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청주캠퍼스에 M15X 신규 투자도 결정했다. M15X는 올해 11월 준공 후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청주에 국내 7번째 반도체 후공정 시설도 짓는다.
SK하이닉스는 향후에도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AI 메모리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하고, 수익성 분석과 전략적 우선 순위에 따라 투자 규모와 시기를 관리하는 '설비투자 원칙'을 통해 재무 건전성도 강화하며 주가를 지속적으로 부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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