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토니상' 박천휴 작가 "손석구·전미도, 영감 주는 배우" (어쩌면해피엔딩)[엑's 현장]
엑스포츠뉴스
입력 2025-06-24 16:29:30 수정 2025-06-24 16:29:3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한국인 최초로 토니상을 수상한 박천휴 작가가 영감을 주는 배우들을 꼽았다.

박천휴 작가는 24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진행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제78회 토니상 6관왕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브로드웨이에서의 호응에 대해 "너무 감사하게도 (관객이) 같은 포인트들에 웃어 주고 공감해 주고 눈물을 흘려 주시는 게 가장 인상깊은 부분"이라고 밝혔다.

박 작가는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에서는 사실 마니아 관객, 회전문 관객들의 재관람률이 높은 편이다. 한국에서만 그런 줄 알았는데 브로드웨이에서도 재관람률이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마니아 관객들을 헬퍼봇으로 부르고 브로드웨이에서는 반딧불이라고 한다. 한국 관객은 감동했을 때 속으로만 표현하는 편인데 여기는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는 걸 확인할 때 '아~' 하는 탄성이 나오고 첫키스 할 때는 박수를 치는 등 반응을 물리적으로 표현하더라"라며 한국과 브로드웨이 관객의 차이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제78회 토니어워즈에서 6관왕을 차지한 '어쩌면 해피엔딩'은 근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2016년 박천휴(Hue Park) 작가와 윌 애런슨(Will Aronson) 작곡가, 김동연 연출, 주소연 음악감독이 의기투합해 초연했던 대학로 화제작이다. 

2017년 예그린뮤지컬어워드 올해의 뮤지컬상, 인기상, 음악상, 연출상, 2018년 한국뮤지컬어워즈 소극장뮤지컬상, 여우주연상, 프로듀서상, 연출상, 극본 작사상, 작곡상까지 6관왕을 차지했다. 2024년에는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브로드웨이에 선보이게 된 과정에 대해 "윌 에런슨과의 첫 작업은 '번지점프를 하다'였고 2012년에 초연했다.'어쩌면 해피엔딩'은 2013년 뉴욕으로 돌아가서 떠올린 아이디어 중에 하나였다. 2013년 초로 기억하는데 그때 당시 우란문화재단에서 '번지점프를 하다'를 보고 관심이 생겼는데 새로운 작업을 구성하고 있냐는 연락을 주셨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아이디어가 된 시놉시스를 보내드렸더니 트라이아웃까지 지원하겠다고 결정해주셨다"라고 밝혔다. 



박 작가는 "나와 윌이 뉴욕을 베이스로 하고 있으니 특색에 맞게 뉴욕에서도 리딩공연을 하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그때만 해도 윌과 나는 뉴욕 실정을 너무 모르셔서 원대한 꿈을 꾸는 것 같다고 생각해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렸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결과가 어떻든 상관이 없으니 뉴욕 리딩을 해보면 어떻냐고 하셨고 한국에서 트라이아웃 공연 후 뉴욕에서 업계 관계자들만 모시고 낭독 공연을 진행했다. 2시간 후 지금 리드 프로듀서 중 한명이 된 제프리 리처즈에게 연락이 왔다. '낭독 공연을 잘봤고 브로드웨이에 가져가고 싶다고, 당신들처럼 신인 창작자들을 소개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하셔서 그때부터 브로드웨이 공연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애틀란타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이후 코로나19가 발생하고 3, 4년 정도 딜레이 됐다. 작년에 다행스럽게도 정식 개막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Maybe Happy Ending’의 브로드웨이 공연은 최근 진행한 제78회 ‘토니 어워즈(Tony Awards)’에서 6관왕 영예를 안았다.

작품상(Best Musical), 극본상(Best Book of a Musical), 음악상(작곡/작사)(Best Original Score (Music and/or Lyrics) Written for the Theatre), 연출상(Best Direction of a musical), 무대디자인상(Best Scenic Design), 남우주연상(Best Performance by a Actor in a Musical) 총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은 한국 소극장 뮤지컬이 미국 브로드웨이 대극장으로 확장돼 성공한 첫 사례이자 작품상 외에 한국인 최초로 극본상과 음악상을 수상한 기록이기도 하다.

박천휴 작가는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뉴욕대학교 시각예술학과를 졸업했다. 현 뉴욕과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어쩌면 해피엔딩', '일 테노레', '고스트 베이커리'의 극본과 가사를 썼다. 뉴욕 유학 시절 만난 작곡가 윌 애런슨과 함께 작업해왔다.

박 작가는 "어릴 때는 방황했다. 심지어 미술을 전공하고 졸업한 뒤에 광고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는데 하나만 잘하기도 힘든데 이것저것하고 이러다가 아무것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될까봐 걱정이 많았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첫 연습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일을 하려고 지금까지 여러 가지를 했구나' 싶더라. 무대 예술이라는 건 총체적인 예술이지 않나. 다양한 방황의 경험들이 공연을 만드는 일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영감을 주는 배우도 꼽았다. 

박천휴 작가는 "영감을 주는 배우분들이 간혹 있다. 손석구 배우님이 저희 공연을 보셨고 한 번 만나본 적 있다. 작가로서 글을 쓰는 것에 관심이 많더라. '배우로서 너무 훌륭한 분인데도 저렇게 글짓기에 욕심이 있는데 난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영감을 받았다. 연습실에서 경력의 크기와 상관없이 신인 배우에게도 색다른 영감을 받을 때도 있다. 같이 많이 작업한 배우 중 하나인 전미도 배우와 할 때도 베테랑이어서 영감받을 때가 있다. 매 순간 배우들에게 영감을 받는다"라고 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10월 30일부터 내년 1월 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육연이자 10주년 공연에 돌입한다.

함께 자리한 한경숙 NHN링크 공연 제작 이사이자 프로듀서는 "책임감과 무게감 상당하지만 많은 분들이 작품을 와주시고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한경숙 프로듀서는 "토니어워즈에서 무대디자인상을 받아서 (한국) 무대 디자이너가 굉장한 부담감과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 공연은 브로드웨이 공연의 지침서 같은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음악과 대본 자체가 완벽하고 두 창작진이 지문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담았다. 무대에서 구현해야 할 장면을 디테일하게 적어놨다. 한국 공연은 최대한 감성을 유지하면서 보완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본 관객분들에게는 익숙하면서 반가운 무대가 되고 이번에 새롭게 보는 분들에게는 신선한 감성을 드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귀띰했다.

박천휴 작가는 "대본과 음악이 바뀌는 건 없다. 10년째 하고 있는 공연을 브로드웨이 공연이 많은 호응을 받았다고 해서 굳이 바꾸고 싶지 않다. 우리의 정서와 감수성을 지키면서 한국 관객분들을 뵙게 돼 설렌다"라며 거들었다.

몇 년 후 브로드웨이 버전이 한국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한 프로듀서는 "해외 공연이 올라가면 텀을 두고 국내 공연을 유치하는데 극장 대관의 부분이 가장 큰 이유다. 브로드웨이 공연은 테크니컬한 부분이 엄청나서 이에 맞는 극장을 찾는 게 숙제다. 2028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 작가는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2028년을 기대하도록 하겠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사진= NHN링크, CJ EN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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