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프랑스 리그1 챔피언 파리 생제르맹(PSG)이 미국 MLS 클럽 시애틀 사운더스를 꺾고 조 1위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경기력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빛난 개인 기량과 경기 운영이 결국 승부를 갈랐다.
PSG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루멘 필드에서 열린 2025 FIFA 클럽월드컵 B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시애틀 사운더스를 2-0으로 제압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2승 1패(승점 6)를 기록한 PSG는 보타포구(브라질)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동률을 이뤘지만, 세 팀 간 상대 전적 및 골득실 우위(득실차 +3)로 조 1위를 차지하고 토너먼트에 진출하게 됐다.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으로 현재 유럽 챔피언인 PSG는 앞선 경기에서 아틀레티코를 4-0으로 대파하며 화려하게 대회를 시작했으나, 2차전에서 보타포구에 0-1로 일격을 당해 조별리그 통과에 노란불이 켜졌다. 시애틀을 적지에서 잡고 조 1위를 되찾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킨 채, 아슈라프 하키미, 마르퀴뉴스, 윌리암 파초, 누노 멘데스가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중원은 주앙 네베스, 비티냐, 파비안 루이스가 책임졌으며, 최전방 스리톱에는 데지레 두에, 세니 마율루,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선발 출전했다.
이에 맞서는 시애틀 사운더스는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스테판 프라이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알렉스 롤단, 잭슨 레이건, 존 벨, 누후 톨로가 백4를 구축했다. 3선에는 크리스티안 롤단과 오베드 바르가스가 호흡을 맞췄고, 2선에는 라이언 켄트, 알버트 루스낙, 폴 로스록이 나섰다. 최전방 원톱에는 헤수스 페레이라 상대 골문을 노렸다.
시애틀 한국인 수비수 김기희는 벤치로 밀렸다.
PSG는 전반전부터 점유율을 지배하며 시애틀을 몰아붙였다.
전반 12분 하키미의 패스를 받은 두에가 강력한 슈팅으로 프라이 골키퍼를 위협했고, 30분에도 다시 한 번 두에가 멋진 드리블로 박스까지 진입했으나 슈팅이 약했다.
전반 19분에는 시애틀에게도 절호의 찬스가 찾아왔다. 돈나룸마의 빌드업 실수로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지만, 페레이라가 이를 급하게 처리하며 골문 위로 슛을 쏘아 올렸다.

결국 PSG는 전반 35분 행운의 득점으로 앞서 나갔다.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가 걷어낸 공을 비티냐가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슈팅했다. 슛은 골문을 벗어나는 듯했지만, 크바라츠헬리아의 등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공식 득점자는 크바라츠헬리아로 기록됐다.
이후 별다른 장면 없이 종료된 전반전은 그대로 PSG의 1-0 리드로 마무리됐다.
후반전에도 PSG의 리드는 계속됐다. 후반 11분 크바라츠헬리아가 좌측에서 빠르게 돌파 후 두에에게 패스를 연결했지만, 두에는 주저하다가 톨로의 태클에 막히며 결정적인 찬스를 날렸다.
후반 15분에는 하키미가 완벽한 크로스를 올렸으나, 네베스가 정확히 방향을 잡지 못하고 슛이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21분 PSG의 추가골이 나왔다. 시애틀이 역습에 나섰지만, 바르가스가 망설이는 사이 수비에 차단당했다. 이후 공을 받은 바르콜라가 좌측에서 빠르게 돌파한 뒤 골문 반대편에 있는 하키미에게 정확한 패스를 전달했고, 하키미는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 PSG는 체력 안배를 위해 주전 선수들을 교체하며 2점 차 리드를 잘 지켜냈고, 2-0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승리로 PSG는 2승 1패 승점 6으로 보타포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동률을 이뤘다. 그러나 세 팀 모두 상대 전적에서 1승 1패로 같았기 때문에 골득실이 순위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가 됐다.
결국 아틀레티코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게 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PSG는 이제 조 1위 자격으로 16강에 진출해 오는 30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A조 2위인 브라질의 팔메이라스와 격돌한다.

이날 경기의 주도권은 대부분 PSG가 쥐고 있었다. 전체 점유율은 73%에 달했으며, 세 경기 합산 기준, 상대 팀보다 1500회 이상 더 많은 패스를 성공시켰다. 전방 압박과 짧은 패스 플레이, 빠른 전환은 엔리케 감독이 추구하는 전형적인 점유율 기반 축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수치였다.
비티냐는 이날 또 한 번 PSG 중원의 핵심 역할을 해냈다. 113개의 패스 중 107개를 정확히 연결하며 경기의 흐름을 지배했다. 하키미와 두에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으며, 크바라츠헬리아는 행운이 따랐지만 골을 기록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보였다.
엔리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보타포구전 패배 이후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잘 회복했고, 오늘 승리는 팀의 응집력을 보여준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우스망 뎀벨레가 부상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완전체가 되면 우리는 더 강해질 것"이라며 대회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한국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이강인은 이번 경기에서도 벤치에 머물렀다. 앞선 두 경기에서는 각각 후반 교체로 출전해 활약했지만, 이번 최종전에서는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시애틀의 중앙 수비수 김기희 역시 벤치에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를 뛰지 않으며 기대되던 '코리안 더비'는 일어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