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바이에른 뮌헨 소속 괴물 수비수 김민재의 향후 거취를 둘러싼 이적 시장의 흐름이 점차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부상 복귀와 함께 팀 훈련에 복귀하면서 다시 전력 구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동시에 뮌헨 구단은 매각 의지를 드러내며 유럽 복수 구단이 김민재 영입전에 뛰어드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김민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적을 선호한다는 소식이 등장하면서 그를 둘러싼 복잡한 상황은 올여름 유럽 축구 이적시장의 주요 화두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영국 매체 '커트오프사이드'는 23일(한국시간) "김민재는 프리미어리그 이적을 선호하며, 리버풀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역시 접촉을 시도한 바 있다"고 전했다.
또한 매체는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의 이적료를 5000만 유로(약 796억원)에서 3500만 유로(약 557억원)로 낮췄다"며 "이는 구단이 1500만 유로(약 238억원)의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뜻으로, 매각 의지가 뚜렷하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김민재가 프리미어리그 이적을 선호한다는 점은 여러모로 긍정적이다.
특히 그와 링크가 짙은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은 버질 판데이크의 노쇠화 대비, 이브라히마 코나테의 재계약 불발, 자렐 콴사의 바이엘 레버쿠젠 이적 등 센터백 라인에 여러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
아르네 슬롯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을 앞두고 수비 라인 개편을 모색 중인 가운데, 김민재를 새 시즌 핵심 센터백 후보로 점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캐슬 역시 김민재에게 관심이 크다. 구단은 지난 시즌 부상과 전력 누수로 인해 수비진에 고전했고, 체력과 헌신이 검증된 김민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뮌헨에서만 43경기 3593분을 소화했고, 이는 요슈아 키미히(4287분)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출전 시간이었다. 특히 부상 투혼에도 불구하고 진통제를 맞고 경기에 나서며 강력한 신체 능력을 선보인 바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매력은 김민재 본인에게도 크다.
세계 최고의 무대로 평가받는 프리미어리그는 흥행성, 경쟁력, 중계권 수익, 팬덤 면에서 유럽 다른 리그를 압도한다.
김민재는 이미 세리에A와 분데스리가를 모두 경험했고, 유럽 5대 리그 3개국 리그 우승 도전이라는 상징적 성과도 이룰 수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프리미어리그는 김민재의 스타일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많다. 강력한 피지컬, 스피드, 1대1 수비 능력, 전술 수행력이 높은 김민재는 속도전과 압박이 빈번한 프리미어리그 스타일에서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리버풀의 슬롯 감독이나 뉴캐슬의 에디 하우 감독 모두 라인업에서 빌드업과 커버링 능력을 중시하는 만큼, 김민재는 전술적으로도 이상적인 영입 후보군이다.
김민재는 2024-2025시즌 초반에는 뮌헨 수비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시즌 중반 이후 아킬레스건 부상과 함께 경기력이 하락했고, 이는 독일 현지 언론의 비판으로 이어졌다.
김민재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뮌헨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레버쿠젠의 요나탄 타를 영입했다. 타는 데뷔전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이며 김민재의 대체자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김민재를 보낸다는 결정은 뮌헨 입장에서도 쉬운 선택은 아니라는 주장이 등장하고 있다.
구단은 본래 김민재 대신 타에게 기대를 걸고 있었으나, 현재 열리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전에서 큰 실수를 범하면서 안정감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타가 상대 공격수와의 속도 경쟁에서 밀려 동점골을 허용하는 장면은 뮌헨 수비진에 대한 불안을 다시 자극했고, 이는 곧 김민재의 입지 회복 가능성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이에 따라 독일 매체 'RAN'은 23일 보도에서 "김민재는 타보다 운동 능력, 스피드, 가속도, 전술 적응력에서 우위를 점한다"고 밝히며 "타는 전 소속팀인 레버쿠젠에서 주로 백3 시스템의 중앙 수비수로 활약한 반면, 김민재는 백4 라인에 익숙하고 높은 수비라인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이어 "단거리 스프린트, 일대일 수비 능력, 좌우 밸런스 등에서 김민재는 전술적으로 더 폭넓은 옵션을 제공하는 선수"라며 "그의 기동성과 전술 이해도는 뱅상 콤파니 감독의 시스템에 더 잘 맞는다"고 분석했다.
이는 김민재를 향한 뮌헨 내부의 평가가 다시 변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이적 여부를 떠나 김민재는 최근 훈련장에 복귀하며 복귀전을 준비 중이다. 뮌헨 구단은 지난 2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민재가 팀 훈련에 복귀했다"며 그의 회복 상황을 공식화했다.
뮌헨은 현재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클럽월드컵에 참가 중이며, 다가오는 25일 포르투갈 대표 벤피카와의 조별리그 C조 3차전을 앞두고 있다.
이미 2승을 거두며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김민재의 실전 복귀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경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김민재의 복귀는 단순한 선수 회복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뮌헨이 여전히 그를 매각 대상으로 여기는 분위기 속에서, 실제 경기 출전은 그의 이적 시장 가치를 재평가할 수 있는 기회이자, 뮌헨 내부적으로도 잔류라는 또 다른 선택지를 검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민재의 다음 행보는 이번 여름 유럽 축구 이적시장의 핵심 스토리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바이에른 뮌헨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