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주장직을 내려놓지 않은 상태에서 토트넘 홋스퍼를 떠났던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 위고 요리스처럼 이적할까.
복수의 유력 언론들이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히면서 손흥민의 미래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손흥민의 미래가 토트넘의 여름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 이후 정해질 거라는 전망이 등장했다.
토트넘의 간판 스타이자 최고의 상업성을 보장하는 손흥민 없이는 프리시즌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투어 주최측에서도 토트넘과의 계약 조건에 손흥민의 동행을 포함시켰기 때문에 프리시즌 투어가 끝나기 전까지는 손흥민이 팀을 떠날 수 없다는 게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자연스럽게 손흥민의 거취 문제는 토트넘의 프리시즌 투어가 끝난 이후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공신력 높은 언론으로 유명한 영국 공영방송 'BBC'와 영국을 대표하는 유력지 '더 타임즈'의 보도다.

'BBC'는 지난 17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아시아 투어가 끝난 뒤 손흥민의 거취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며 "토트넘과 손흥민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동 구단들은 계약 기간이 12개월밖에 남지 않은 손흥민의 불확실한 상황을 기회로 만들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BBC'는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지금 당장 손흥민의 미래가 결정될 수는 없다고 했다. 토트넘이 프리시즌 기간 동안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는데, 손흥민 없이는 사실상 투어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언론은 "손흥민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토트넘의 한국 투어가 손흥민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며 "신뢰할 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손흥민은 다음 시즌이 시작되기 전 토트넘을 떠날 수도 있다. 하지만 손흥민이 이적하더라도 그의 이적 시기는 토트넘의 아시아 투어가 끝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가 없으면 투어 주최측과 큰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국가대표 선수인 손흥민은 고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이며, 현지 팬들도 손흥민이 토트넘 선수단과 같이 한국에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는 중"이라며 "여름 프리시즌 투어는 토트넘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상업적으로 매력이 있는 손흥민은 이 투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타임즈' 역시 "토트넘은 손흥민을 매각할 생각이 있지만, 손흥민이 토트넘의 한국 프리시즌 투어가 끝나기 전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은 없다"면서 "토트넘은 8월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친선경기를 치르기 위해 손흥민이 포함된 상업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토트넘은 프리시즌 기간 동안 영국에서 루턴 타운과 친선경기를 치른 뒤 홍콩으로 이동해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를 소화하고 한국으로 넘어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이후 독일로 이동해 김민재의 소속팀인 바이에른 뮌헨과 독일 텔레콤컵을 소화하며 프리시즌 일정을 마무리한다.
손흥민은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까지 토트넘과 동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손흥민의 상업적 가치가 최대화되는 곳은 한국과 홍콩이기 때문에 현지에서는 8월3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이후 손흥민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손흥민의 차기 행선지는 크게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와 튀르키예 쉬페르리가로 점쳐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은 2년 전에도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였던 적이 있다. 당시 알 이티하드가 손흥민에게 거액의 제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고의 무대에서 경쟁을 이어가고 싶었던 손흥민은 알 이티하드의 제안을 거절하고 토트넘에 남았다. 2년이 지난 현 시점에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이 다시 손흥민에게 접근한 것이다.
미국 언론 'CBS 스포츠'에서 활동하는 유력 기벤 제이콥스에 따르면 알 나스르와 알 카디시야, 그리고 알 아흘리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4000만 유로(약 633억원)를 제안할 생각을 갖고 있으며, 이들은 손흥민에게 3000만 유로(약 475억원)라는 거액의 연봉을 줄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이 계약 만료까지 1년을 남겨둔 손흥민 영입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이유는 손흥민이 가진 상업적 가치 때문으로 해석된다.
제이콥스는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은 손흥민에게 시즌당 약 3000만 유로(약 473억원)를 제시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에 동의할 경우 한국 방송사와 수익성 높은 TV 중계권 계약을 맺어 즉각적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손흥민 영입 가능성을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타임즈'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은 이번 여름 특정 국가의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축구 시청자들에게 TV 중계권을 판매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이 손흥민을 영입하는 이유가 TV 중계권 판매 때문이라고 했다.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행을 선택할 경우 거액의 연봉을 받을 수 있지만, 유럽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곳에서 나머지 커리어를 보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바로 튀르키예다.
튀르키예의 명문 구단 페네르바체 역시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페네르바체에는 손흥민의 은사인 조세 무리뉴 감독이 있고, 거의 매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대회에 출전하는 팀이라는 점이 손흥민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만하다.
페네르바체는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과 같은 수준의 연봉을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2000만 유로(약 316억원)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제안할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손흥민의 미래는 손흥민 본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했다. 손흥민이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