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대문서 두 달간 시범운영…하반기 서울 전역으로 확대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개한테 입마개 씌워주셔야 해요."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인근에서 성인 남성 무릎 높이까지 오는 대형견이 지나가던 사람을 향해 위협적으로 짖기 시작하자 안전조끼에 야광봉을 든 '러닝 순찰대원'이 견주를 향해 외쳤다.
달리면서 동네 치안을 살피는 서울 러닝 순찰대 55명이 19일 강남경찰서, 서대문경찰서와의 합동 순찰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러닝 순찰대는 서울 자치경찰위원회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시민 참여형 순찰로 러닝 크루원들이 저녁 시간대 지역을 뛰면서 순찰하다 범죄·화재·구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러닝 앱 '런데이'를 이용해 긴급 신고하는 활동이다.
긴급 신고 외에도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대형견에 입마개를 씌우라고 권장하고, 불법 주차된 개인형 이동장치를 점검하거나 자전거 이용자에게 안전모를 착용하라고 안내하는 역할도 한다.
두 달 동안 서울 강남과 서대문 권역에서 시범 운영된다.

러닝 순찰대는 빠르게 달리는 순찰조와 느리게 뛰는 점검조로 나뉘어 지역 상황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이날은 크루원들이 지역 특성을 파악하고 현장 대응 요령을 익힐 수 있도록 경찰과 합동 순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대문 권역 크루원들은 홍제천 카페 폭포 상·하류 5㎞, 강남 권역은 잠원 한강공원에서 시작해 동호대교와 압구정동까지 3∼5㎞를 달렸다.
순찰대원은 러닝크루 '런비', 'B.R.R.C', '터틀즈'에서 최소 6개월 이상 활동한 경력이 있는 러너들이 선발됐다.
서대문 권역 러닝크루를 이끄는 염민규 씨는 "입마개 착용 요청처럼 시민 일상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는 치안 활동도 하려고 한다"며 "모여 뛸 때가 아니더라도 러너들이 일상에서 지역 안전을 살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범 운영 기간 권역마다 최소 주 1회 순찰이 진행된다.
서울 자경위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올 하반기부터는 이 사업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순찰대 규모도 100명으로 늘린다.
이용표 서울 자치경찰위원장은 "러닝 순찰대가 지역사회 안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문가, 행정기관, 경찰이 힘을 합쳐 지역 안전을 책임지는 자치경찰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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