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좌완 영건 홍민기가 '고향팀' 한화 이글스를 울리는 쾌투를 선보였다. 150km/h 중반대 강속구를 펑펑 뿌리면서 다음 등판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 간 9차전에서 6-3으로 이겼다. 2연패를 끊고 단독 3위 수성에 성공했다.
롯데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홍민기가 승리의 발판을 놨다. 4이닝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를 보여줬다.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김태형 감독이 기대했던 이상의 피칭을 해냈다.

홍민기는 경기 종료 후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면서 구속도 빨라졌고, 제구가 잡히면서 자신감도 올라갔다"며 "2군에서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선배님들의 조언도 들었다. 자신감을 얻은 상태에서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홍민기는 이날 최고구속 155km/h, 평균구속 150km/h를 찍은 위력적인 직구와 슬라이더의 조합을 앞세워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1회초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뒤 2회초 2사 1루, 3회초 1사 1루, 4회초 1사 1루 등 고비를 모두 이겨냈다.
홍민기는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도 선발수업을 받고 있지 않았던 까닭에 투구수가 늘어나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팀이 6-0으로 앞선 5회초 선두타자 이도윤에게 우전 안타, 최재훈에게 2루타를 맞은 뒤 무사 2·3루에서 정현수와 교체됐다. 2025 시즌 첫승까지 아웃 카운트 3개를 남겨두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홍민기는 "5회까지 던지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스피드가 많이 떨어졌던 것 같다"며 "그래도 초구 스트라이크가 많았고, 1군 선발등판이었지만 크게 긴장이 되지는 않았다. 이후에는 체력 문제였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홍민기는 2020년 대전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특급 유망주였다. 현역으로 일찌감치 군복무를 마친 데다 150km/h 중반대 패스트볼을 뿌리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기대가 높다.
홍민기는 최근 퓨처스리그 등판에서 성장세를 보여줬다. 특히 지난 7일 NC 다이노스 2군과의 경기에서 1이닝 3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친 뒤 11일부터 1군 엔트리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군이 있는 상동에서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강훈련으로 구속 상승, 제구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홍민기는 다만 1군 내 보직이 명확하게 있는 건 아니다. 이날 선발등판은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최근 부진 여파로 2군에서 재정비를 진행하며 생긴 공백을 메운 것이다.

홍민기는 이 때문에 "솔직히 말하면 세웅이 형이 다시 1군에 돌아올 걸 알기 때문에 내가 자리를 잡으려면 오늘 뭔가 더 보여줘야 한다는 욕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오늘 긴 이닝을 던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가진 기량의 80%는 보여준 것 같다"며 "2군에 있을 때 정현수, 송재영 등 왼손 투수들이 너무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위축도 됐지만, 따라잡으려고 열심히 했다. 앞으로도 선의의 경쟁을 쭉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선발투수로 나선 홍민기가 빠른 직구를 앞세우며 기대 이상의 좋은 투구를 해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