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젠 노출이 주원인 추정…발병자 산재 신청 지원·작업환경 개선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전·현직 직원들의 혈액암 집단 발병과 관련해 차량 직군 발병자가 총 11명에 달한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사는 발병자들이 산업재해보상보험 신청 시 노무사비 등을 지원하고, 대대적 작업환경 개선에 나선다.
19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이런 내용 등이 담긴 '혈액암 발병 현장조사 연구용역' 결과와 대책을 서울시의회에 보고한다.
앞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산학협력단은 공사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12월부터 약 6개월간 작업장 유해 요인과 혈액암 발병 인과 관계 등을 조사했다.
특히 전동차 정비와 유지보수 등의 업무를 하는 차량 직군 재직자와 퇴직자, 전직자 등 4천4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혈액암 발병자는 11명으로, 기존에 알려진 6명 외에 추가로 5명을 확인했다.
지난해 발견된 기계직 2명을 포함하면 발병자는 13명으로 늘어난다.
혈액암 발병에는 벤젠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전동차 외관(차체)과 회전 모터 등의 부식 방지를 위해 3년 단위로 도장 작업을 해왔는데, 과거에는 벤젠 성분이 포함된 시너를 유성페인트와 함께 사용해 도색 및 건조 과정에서 흡입 위험에 노출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벤젠은 국제암연구소에서 혈액암 원인물질로 분류한 1급 발암물질이다.
다만 차량본부 직무자들의 혈액암 발병률이 일반인보다 높은지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값이 나오진 않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공사는 발병자를 대상으로 전환 배치, 산재보험 신청 지원 등 후생 복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추적관찰과 혈액암 조기 발견을 위해 벤젠 노출 수준에 따라 작업자 그룹 대상 관리 체계를 확립한다.
주기적으로 혈액검사와 임상 진찰을 진행하고, 세척 장비 교체와 공기청정기, 배기 팬 추가 설치 등 작업환경도 개선하기로 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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