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적 표현으로 조작' 지적엔 "공소장서 확인된 것…국민 우롱"
당원들에 "부적절한 표현 깊이 사과…어떤 변명도 않겠다"
지지층 이탈 우려 속 당원에 사과한 듯…회견서 "덜 순화해 죄송"
당원들에 "부적절한 표현 깊이 사과…어떤 변명도 않겠다"
지지층 이탈 우려 속 당원에 사과한 듯…회견서 "덜 순화해 죄송"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박형빈 기자 =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는 30일 마지막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여성 신체와 관련한 노골적이고 폭력적인 표현을 인용해 발언한 것에 대해 당원들에게 "표현의 수위로 인해 상처받은 모든 분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당원들에게 보낸 이메일과 문자메시지에서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해 많은 분에게 실망과 상심을 안겨드렸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불편한 분들에게 사과하겠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아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쓴 댓글을 최대한 순화한 표현이라고 주장했던 이 후보는 이날 당원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생중계 토론에서 여성 혐오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확산하고, 자신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자 지지층 이탈을 막기 위해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정치를 시작한 이래 늘 국민 앞에 진심으로 서겠다는 다짐으로 임했지만, 의욕이 앞선 한순간의 경솔함으로 그 다짐을 지키지 못한 순간이 있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더욱 절제된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 발언으로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가 남아있지 않을까, 그로 인해 우리의 열정이 꺾인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된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다.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준석과 개혁신당이 (대선 득표) 15%를 넘어야 대한민국의 미래를 두고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된다"며 "진심을 다해 다시 한번 고개 숙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현안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폭력적인 원문을 순화해 인용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자신의 국회의원직 제명 움직임을 보이는 민주당 비판에 열을 올렸다.
이 후보는 '당원에게 사과했는데,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다고 생각하나'라는 기자 질문에 "표현을 스스로 아무리 순화했다고 한들 국민이 생각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 그 부분에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고, 당원에게는 특별히 따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인용한 발언이 여성 폭력을 재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지적에 "연상 작용을 일으켰다는 비판은 수용할 의사가 있고, 형식적으로 잘못한 부분은 사과한다고 얘기했다"며 "나름대로 완화하고 순화하는 과정에서 국민 기대치보다 덜 순화한 것에 대해 굉장히 죄송하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댓글 표현을 마치 성적 표현인 것처럼 조작했다'고 한데 대해선 "(이재명 후보 아들) 공소장에서 확인된 발언이 성적인 발언이 아니라고 한다면 이는 국민들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과 그 2중대, 3중대, 4중대 격에 해당하는 정당들이 저를 국회의원직에서 제명하겠다고 한다"며 "이재명 유신독재의 출발을 알리는 서곡과도 같다. 이재명 후보가 집권하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 예고편처럼 보여주는 풍경"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이 '성 상납 의혹'과 관련해 자신을 고발한 것을 두고도 "공식적 발표로 다 끝난 사안"이라며 "자꾸 물고 늘어지는 건 결국 선거에 영향 미치려는 행위"라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 법률지원단은 이 후보가 '성 상납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혀져 무혐의를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무수히 많은 검증과 대응이 있었지만, 이런 식의 대처는 처음 봤다"며 "지난 대선 김건희 여사 검증 과정에서 보여준 민주 진보 진영의 자세를 보면 지금 이렇게 위선적일 수 있나"라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경의선숲길 유세 중 '당원들에게 사과 이메일 보냈는데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를 할 생각은 없나'라는 기자 질문에 "당원들에게 따로 알린 것은 당원은 당의 근간이고 저를 아껴주는 분들이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함"이라며 "내용상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앞서 "불편한 국민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과 당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의 내용이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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