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극히 사적인 일본·기나긴 수학의 짧은 역사
연합뉴스
입력 2025-05-30 11:10:03 수정 2025-05-30 11:10:03
합리적 망상의 시대·동영상 스스로 끄는 아이


[틈새책방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지극히 사적인 일본 = 나리카와 아야 지음.

전 아사히신문 기자로, 10년 넘게 한국에서 활동하며 일본에 한국 문화를 소개해 온 저자가 일본과 일본인의 이야기를 전한다.

저자는 우리가 '일본'이라는 하나의 정체성으로 묶어 생각하는 일본이 실제로는 지역별로 다양하고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다층적이고 이질적인 사회의 집합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일본을 이루는 47개 지역은 각기 다양한 정체성과 개성이 있으며 하나의 정체성을 지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지방은 한국의 지방보다 독립적이다. 한국은 중앙 집권 체제가 구축된 지 오래지만, 일본이 중앙 집권 체제가 마련된 것은 메이지 시대 이후다. 게다가 나라가 길고 크게 4개 섬으로 나뉘어 있어 국내 이동이 쉽지 않아, 수도 도쿄의 영향력은 한국의 서울만큼 크지 않다. 모든 것이 서울로 집중되고 있는 한국과 다른 점 중 하나다."

이와 함께 저자는 식민 지배 사과, 자이니치(재일교포)차별, 일왕의 전쟁 책임 등 민감한 주제에 관해 일본인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고, 왜 그런 태도를 보이는지를 내부자 입장에서 설명한다.

틈새책방. 480쪽.

[에코리브르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기나긴 수학의 짧은 역사 = 볼프강 블룸 지음. 김재호 옮김

아이들의 인생 발목을 잡곤 하는 수학. 도대체 수학이란 무엇일까.

독일의 수학 교사인 저자는 수학의 본질이 '개념화'라고 주장한다. 대개 수학적 대상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관념이다.

수학자가 직선을 말할 때는 반드시 종이 위에 있는 유일한 선을 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무한히 길고, 무한히 가느다란 관념을 뜻할 가능성이 크다.

수학의 특이한 점 중 하나는 한 번 발견한 것은 영원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가령, 2×2는 영원히 4이고, 삼각형 내각의 합은 고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기에도 180도다. 수학을 제외한 다른 모든 과학에서 지식은 언젠가 옛것이 되고 새로운 발견으로 대체되지만, 수학은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에코리브르. 256쪽.

[아르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합리적 망상의 시대 = 어맨다 몬텔 지음. 김다봄 옮김.

음모론자도, 악성 팬도, 가짜 뉴스 신봉자도, 망상에 빠진 이들이 철석같이 자기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믿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에 따르면 우리는 이제 각자의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에 갇혀 저마다의 현실을 살아간다. 작가이자 언어학자인 저자는 이런 현상이 단지 기술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과도한 정보와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과잉사고'의 압박이 낳은 현대 특유의 병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과잉사고가 모든 것을 그럴듯하게 설명하려 드는 오래된 습성인 주술적 사고와 만나면, 걷잡을 수 없는 화학반응을 일으킨다고 지적한다. 생각도, 정보도, 감정도, 모든 것이 지나치게 많아져 결국 머릿속에서 미로처럼 뒤엉켜 버려 망상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저자는 정보 과부하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정교하게 작동시키는 주술들, 즉 각종 인지 편향과 왜곡된 사고를 '주술적 과잉사고'라 명명하고, 그 부작용을 파헤친다.

저자는 소셜미디어의 손절 문화부터 '좋았던 과거'에 호소하는 극우 포퓰리즘까지, 정보 과잉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빠지기 쉬운 11가지 인지 편향을 분석해 '합리적 망상 시대'의 속살을 보여준다.

아르테. 356쪽.

[미류책방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동영상 스스로 끄는 아이 = 이윤정 지음.

우리나라 만 3~9세 어린이들의 평균 미디어 이용 시간은 하루 3시간을 넘는다. 60초 이내의 숏폼 콘텐츠를 하루에 1시간씩 보는 어린이의 비율도 50%를 웃돈다.

15년간 어린이와 미디어를 주제로 경력을 쌓아온 저자가 아이들의 동영상 시청을 줄이는 현실적인 해결책을 책에 담았다.

우선 디지털 미디어는 부모가 '아이와 함께', '큰 화면으로' 봐야 한다. 영상 시청 후에는 그 내용을 놓고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 좋다.

'키즈 전용 설정'을 하고, '자동 재생 사용을 정지'하는 것도 필수다. 아이에게 적합한 콘텐츠를 부모가 신중히 고르는 노력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각 가정에 맞는 '미디어 규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미류책방. 224쪽.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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