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한국 선수로는 박지성에 이어 두 번째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바라보는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팀 정신을 강조하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결승전 출전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이미 시즌 막바지 중요한 경기에서 모두 결장했고, 프랑스 현지에서도 이번 결승전 예상 라인업서 이강인을 제외하고 있다.
이강인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은 6월 1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2024-2025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벌인다.

결승전을 앞두고 이강인은 PSG 구단 자체 인터뷰를 가졌다.
이강인은 29일 구단 홈페이지에 "우리는 올 시즌 시작 후 매우 잘해왔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보람 있는 일이다. 정말 행복하다"고 시즌을 돌아본 뒤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 꼭 우승하겠다"고 인터 밀란과의 마지막 대결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PSG는 이미 이번 시즌에 프랑스 정규리그인 리그1을 비롯해 슈퍼컵(트로페 데 샹피옹)과 프랑스컵(쿠프 드 프랑스)에서 우승해 국내 대회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이제 UCL 우승으로 화려했던 시즌의 대미를 장식하려 한다. PSG가 챔피언스리그까지 거머쥔다면 프랑스 리그 최초로 트레블(리그, 챔피언스리그, 프랑스컵)을 달성한 팀이 된다. 트로페 데 샹피옹까지 더하면 총 4관왕에 도달할 수 있다.

이강인 개인적으로 얻게 되는 기록도 있다.
이강인은 박지성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로 UCL 우승을 노린다.
박지성은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소속으로 2007-2008시즌 UCL 우승을 경험했다. 다만 박지성은 당시 출전 선수 명단에서 빠져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당시 바르셀로나와의 준결승에서 상대 에이스 리오넬 메시를 꽁꽁 묶는 맹활약을 펼쳤던 박지성이 결승전에도 출전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막상 결승전서 알렉스 퍼거슨 경은 박지성 대신 오언 하그리브스를 선택했다. 정장 차림으로 경기를 지켜본 박지성은 생애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에도 크게 기뻐하지 못했다.
이후 박지성이 맨유에서 두 차례(2008-2009, 2010-2011시즌),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의 손흥민이 한 차례(2018-2019시즌) UCL 결승 그라운드를 밟았으나 모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강인은 팀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더욱 단결하고, 서로를 돕고, 하나의 팀이 되려고 노력하고,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바로 우리를 이 자리에 있게 했다"면서 "앞으로도 우리는 이 길을 계속 걸어갈 거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강인의 말처럼 PSG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를 자유계약(FA)으로 레알 마드리드에 내줬다. 최고 에이스를 잃은 만큼 공백을 메우기 힘들 거란 전망이 있었으나 PSG는 오히려 남은 선수들끼리 끈끈하게 뭉쳐 '원 팀'이 됐다. 음바페가 떠난 후에는 오히려 조직력이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바라보며 결과로 입증하고 있다.
지난 시즌 음바페와 함께 했던 이강인은 이번 시즌 팀이 하나로 뭉친 것을 강조한 것이다.
UCL 결승전의 열쇠도 같은 곳에서 찾았다.
이강인은 "이미 말했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나라는 것이다. 우리는 승리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그것이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게 해 줄 것"이라면서 "그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강인의 결승전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강인이 올 시즌 UCL 경기를 뛴 건 16강 2차전이 마지막이다. 8강 1차전부터 4강 2차전까지 네 경기에서는 모두 벤치를 지켰다.
최근 있었던 쿠프 드 프랑스 결승전에서도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시즌 막바지 중요한 경기에서는 모두 결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현지에서도 이강인이 결승전에 출전할 확률을 낮게 보고 있다.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이 예상한 인터밀란전 선발 명단에 이강인의 이름은 없었다. 공격진에는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우스만 뎀벨레, 데지레 두에가 자리했고, 중원도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주앙 네베스 조합이 구성됐다.

90min 프랑스판은 루이스, 비티냐, 네베스 중원 조합에 크바라츠헬리아, 뎀벨레,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공격 선봉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역시 이강인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선발 명단에서 빠질 확률이 99%인 상황에서 관건은 교체 투입 여부다. 이강인이 이번 결승전에서 단 1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다면 17년전 박지성이 그랬던 것처럼 환하게 웃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