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교육 강국 된 비결은…"교실서 스마트폰 금지 안해"
연합뉴스
입력 2025-05-26 18:08:31 수정 2025-05-26 18:08:31
적극적인 '디지털 포용'으로 OECD 학업성취도평가 유럽 1위
AI 열풍에도 합류…"모든 학생에 챗GPT 계정 지급 추진"


스마트폰 보고 있는 학생들[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전 세계 각국이 교실에서 스마트폰을 내보내기 위해 머리를 싸맨 동안, 정반대의 길을 택해 '교육 강국'으로 거듭난 국가가 있다.

북유럽 발트해 연안에 자리한 인구 140만명의 소국 에스토니아가 그 주인공이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에스토니아는 최근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교육 정책으로 주목 받고 있다.

구소련 국가인 북유럽 소국 에스토니아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이웃 나라인 핀란드를 제치고 여러 분야에서 1위에 오르며 교육 강국으로 떠올랐다.

가장 최근 진행된 2022년 PISA에서 에스토니아는 수학과 과학, 창의적 사고 분야에서 유럽 1위를 기록했으며, 독해 분야에서는 아일랜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인구와 예산이 훨씬 많은 다른 선진국들을 제치고 이룬 성과의 배경으로는 에스토니아 교육 당국이 수십년 간 펼쳐 온 적극적인 디지털 포용 정책이 꼽힌다.

특히 영국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학생들이 교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반면, 에스토니아는 스마트폰을 학습 도구로 쓸 것을 적극 장려한다.

에스토니아 교육 당국은 학교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지 않고 각 학교의 자율에 맡기며, 12∼13세 미만의 어린 학생들에 대해서만 스마트폰 활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학교는 쉬는 시간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대신 수업 중에는 교사의 지도에 따라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활용해 과제나 활동을 수행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크리스티나 칼라스 에스토니아 교육연구부 장관은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 교육 포럼에 참석해 설명했다.

칼라스 장관은 이러한 스마트폰 활용과 관련해 아직까지 어떠한 문제도 보고받지 못했다면서 "에스토니아 사회는 디지털 도구와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에 훨씬 더 열려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나 칼라스 에스토니아 교육연구부 장관[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에스토니아는 스마트폰의 등장 이전부터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왔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한 1997년에는 '타이거 리프'(Tiger Leap)라는 정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국의 컴퓨터 및 네트워크 기반 시설에 대규모로 투자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학교에도 인터넷이 빠르게 보급됐다.

이러한 경험을 기반으로 에스토니아는 최근의 인공지능(AI) 열풍에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여러 국가에서 학생들이 AI를 활용해 숙제를 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과 달리 에스토니아 당국은 학생들의 AI 학습을 오히려 장려하며 올바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에스토니아 당국은 오는 9월 16∼17세 학생들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학생 5만8천명과 교사 5천여명에게 AI 도구 접근권한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AI 챗봇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도 라이선스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에스토니아 당국자들은 교사와 학생들의 AI 활용 기술과 디지털 윤리, AI 문해력 등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하는 AI 정책을 통해 에스토니아가 "AI를 활용하는 가장 똑똑한 국가 중 하나"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wisef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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