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부 장관들 통화…카니 캐나다 총리 취임 후 최고위급 접촉

(서울=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2년 전 발생한 시크교도 암살 사건 이후 갈등을 빚은 인도와 캐나다가 고위급 접촉을 시작으로 외교 관계 개선에 나섰다.
26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S.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부 장관은 긴장 관계를 완화하기 위해 아니타 아난드 캐나다 외무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전날 밤 이뤄진 이번 통화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 3월 취임한 이후 인도와 캐나다 사이에 처음 진행된 최고위급 외교 접촉이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신임 아난드 장관과 양국 관계의 전망을 논의했다"며 "성공적 임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부모가 인도 출신으로 알려진 아난드 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캐나다와 인도가 관계를 강화하고 경제 협력을 심화하면서 공동 우선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생산적 논의를 했다"며 "앞으로도 함께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다음 달 중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초청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모디 총리는 2019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회의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았다.
인도 일간 인디언익스프레스는 쥐스탱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 시절 급격히 악화한 양국 관계가 재설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인도와 캐나다의 관계는 2023년 밴쿠버에서 발생한 캐나다 국적의 시크교도 분리주의 운동단체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의 암살 사건 이후 급속히 얼어붙었다.
캐나다는 이 사건의 배후에 인도 정부 요원이 있다고 주장했고, 인도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후 캐나다는 인도 외교관을 추방했고, 인도 정부도 자국 주재 고위 캐나다 외교관을 맞추방했다.
캐나다는 인도를 제외한 지역 가운데 가장 큰 시크교 공동체가 있는 나라로, 인도에 시크교 독립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칼리스탄 운동' 지지자들도 있다.
칼리스탄 운동은 인도 독립 직후인 1947년부터 이어져 온 소수 분리주의 운동이며 인도에서는 테러 활동으로 금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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