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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형빈 "밴쯔 가볍게 이기고 은퇴…지면 아들 상처 받아" (인터뷰③)
엑스포츠뉴스입력

((인터뷰②)에 이어) 무대 위에서 직접 웃음을 책임지던 개그맨에서, 이제는 무대를 기획하고 빛나게 만드는 연출자이자 제작자로. 윤형빈의 확장은 단순한 변화가 아닌, 끊임없는 진화다.
이제는 하나만 잘해서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 개그, 공연, 아이돌, K팝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스스로 길을 만들고 있는 윤형빈은 그 변화의 흐름 속에서 늘 '다음'을 준비해왔다. 그리고 지금, 진짜 이야기는 다시 시작되고 있다. 무대 바깥에서 더욱 단단해진 윤형빈의 다음 행보, 그 새로운 막이 오르고 있는 중이다.
윤형빈은 최근 엑스포츠뉴스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K팝 위크 인 홍대' 개최 배경과 'K팝 스테이지'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진심과 비전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놨다.

'K팝 위크 인 홍대'는 젊음과 음악, 그리고 실험 정신이 공존하는 홍대 거리에서 K팝을 더욱 새롭고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축제다.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홍대 일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진행, K팝의 현재와 미래를 가까이에서 만나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했다.
"나름 순항했다고 생각해요. 소극장에서 K팝 공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시도였고, 그런 측면에서 보면 만족스럽습니다. 첫 술에 대박이 날 수는 없지만, 하나하나 쌓아가고 있다는 데에서 저는 의미를 느껴요. 이게 분명 가능성이 있다는 걸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고요.
사실 몇 년 전부터 K팝 시장을 진짜 내 손으로 한번 끌어와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 생각이 이어져서 'K팝 스테이지'도 만들어졌고, 그동안 그려온 무대를 조금씩 현실로 바꿔가는 중입니다."

이번 페스티벌은 코로나19로 위축됐던 홍대 공연 문화를 다시 깨우고, 대형 콘서트 중심으로 흘러가던 K팝 시장에 소극장 기반의 라이브 공연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취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스케일만 크고 화려한 무대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교감하는 '진짜 공연'의 매력을 선보인 이번 무대는, 다양한 K팝 아티스트들이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자 팬들과의 소통을 넓히는 새로운 거점으로 기능하며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형 콘서트와는 또 다른 생생한 라이브의 매력이 돋보였다는 점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시행착오를 정말 많이 겪었어요. 그래서 이젠 빠르게 가고 싶어요. 'K팝 위크 인 홍대'를 기획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예요. 할 일은 많고, 챙길 것도 많지만 이제는 타이틀을 갖고 속도감 있게,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했죠.
지금은 상시 공연도 운영 중이고, 공연 일정은 예매 사이트나 현장 안내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어요. 평일 공연도 활성화하고, 여러 팀들을 계속해서 눈여겨보면서 무대를 재정비해나갈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윤형빈은 K팝 무대와 새로운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고 있는 지금도 자신의 뿌리인 '개그'에 대한 애정과 비전을 놓지 않고 있다. 최근 KBS 2TV '개그콘서트'가 인기 상승세 속 크게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윤형빈은 '개그콘서트'의 부활과 활성화에 실질적인 기여를 해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후배 개그맨 양성, 무대 기획과 실전 지원까지 다방면에서 힘을 보태며 '개그콘서트'의 재도약에 있어 사실상 숨은 일등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사실 '개그콘서트'를 다시 만드는 데만 1년이 걸렸어요. 중간에 엎어졌다가 다시 하자고 했다가 그 과정에서 PPL도 직접 끌어오고, 어떻게든 후배들을 무대에 세우기 위해 1년을 갈고닦았죠.
저도 여전히 개그에 대한 꿈이 있고, 아쉬움도 늘 남아 있어요. 그래서 지금처럼 개그맨들이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는 환경이 생긴 게 정말 반갑고 의미 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고정적인 수입이 생겼다는 거죠. 그게 후배들한테는 단순한 돈 이상의 의미라는 걸, 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재 '개그콘서트'는 온라인 상에서도 성공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윤형빈은 단순한 방송 재개를 넘어, 각 출연자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채널에 업로드하는 등 바이럴 구조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그콘서트'에 이렇게 좋은 인플루언서들이 많은데, 각자 콘텐츠를 만들고 쇼츠도 올려서 함께 시너지를 내야 해요. 그게 지금 시대엔 너무나 자연스럽고, 또 필요한 전략이죠. 사실 뉴미디어 안에서도 개그는 알게 모르게 여전히 힘을 보여주고 있어요. 눈물겨운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고, 실제 성과도 꽤 좋은 편입니다."

또한 윤형빈은 지금의 방송 환경 변화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생각을 전했다. 새로운 콘텐츠나 형식에는 관대하지만, 오랫동안 이어져온 포맷이나 익숙한 것들에는 상대적으로 냉정한 평가가 내려지는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늘 보면 새로운 것엔 관대하고, 오래된 것에겐 야박하잖아요. 하지만 '개그콘서트'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성과가 분명히 있어요. 개별 코너나 채널별 조회수를 보면, 웬만한 예능 못지않거든요. KBS 예능 내에서 화제성도 좋고요. 이제는 끊임없이 화제를 만들어내야 하는 시대잖아요. 그래서 저도, 그리고 우리도 계속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윤형빈은 개그맨으로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종합격투기 선수로도 이례적인 도전을 이어온 인물이다. 지난 2014년 국내 종합격투기 단체 로드FC 데뷔전을 통해 실전 무대에 투입, 이때부터 격투기 콘텐츠 제작, 해설, 선수 육성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을 이어가며 격투기를 대중화하는데 기여한 셀럽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가 격투기를 한다고 해도 선수라기보다는 마니아에 더 가깝죠. 진짜 즐기는 마음이 더 커요. 그렇다고 아마추어처럼 대충 하는 건 아니고, 몸이 힘들어도 계속 운동을 하는 이유는 결국 이게 저를 회복시키는 거니까요."

윤형빈은 다음 달, 먹방 유튜버 밴쯔와의 격투기 대결을 은퇴전으로 예고하며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경기를 끝으로 공식 은퇴를 선언한 윤형빈은, 패배할 경우 자신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을 삭제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까지 내걸며 각오를 다졌다.
상대인 밴쯔 역시 패배 시 2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삭제하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이번 대결은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자존심을 건 마지막 승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은퇴전이자 유튜브 생존이 걸린 이 경기는 두 사람 모두에게 각별한 의미로 남을 전망이다.
"상대가 밴쯔라서 이번 경기를 빅게임이라고들 하시는데, 솔직히 저는 가볍게 이기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방심은 안 하지만, 은퇴전이기도 하니까 부담은 좀 덜한 편이에요. 다만, 제가 지면 아들이 상처 받기 때문에 깔끔하게 이기고 그만두겠습니다.
지금 제가 45세에서 47세 사이인데, 이제는 시합을 마무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번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전이라고 선언했고요. 아내(정경미)도 '이제 얼른 마무리하고 그만하라'고 하더라고요. 이제는 내려놓을 때가 된 것 같아요."

이처럼 그의 이력은 단 한 가지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았다. 늘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경계를 넓혀온 멀티 플레이어 윤형빈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개그맨, 공연 기획자, 종합격투기 선수, 아이돌 프로듀서, 유튜브 크리에이터까지. 각기 다른 영역처럼 보이지만, 그 중심에는 늘 무대에 대한 애정과 사람을 향한 진심이 자리했다. 윤형빈은 익숙한 것을 지키는 데 머무르지 않고, 늘 새로움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는 사람이다.
"사실 이 모든 건 그냥 각기 다른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저한테는 특별할 수 있지만, 큰 매리트로 내세우고 싶은 건 아니에요. 인터넷만 검색해도 다 나와 있고, 다만 이런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저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장점이죠.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오히려 더 많은 걸 해볼 수 있는 기회도 생기고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다양한 영역에서 계속 움직일 것 같아요. 가끔은 '나는 왜 이렇게 이것저것 다 하려 할까?' 스스로 의문이 들 때도 있지만, 항상 가족을 비롯한 주변 분들의 응원과 지지가 큰 힘이 돼요. 덕분에 멈추지 않고 계속 도전해나가는 것 같고요.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 하면서, 꿈을 이루고, 또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윤형빈다운 행보를 계속 보여드리겠습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로드, 윤소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