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 '100km', 강원의 바람과 함께 달리다
연합뉴스
입력 2025-05-24 10:30:26 수정 2025-05-24 10:42:27


지난 17일 'TNF 100 강원' 100km 부문 참가자들이 강원도 평창군 선자령을 넘고 있다.

지난 주말 17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강릉시와 평창군 일대에서 열린 국제 트레일 러닝(Trail Running) 대회 'TNF 100 강원'(THE NORTH FACE 100)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트레일 러닝'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가 아닌 산과 들판, 초원과 해변 등 자연 그대로의 길을 장시간 달리는 스포츠입니다.

'TNF 100 강원'은 오봉산(541m)을 지나 능경봉(1123m), 고루포기산(1229m)과 선자령(1157m)까지 고도 1천m급의 산길을, 새벽부터 자정 넘어까지 오르내리며, 100km를 달립니다. 오르막 높이를 합친 누적 상승고도만 4천200m에 달합니다.

강릉시 능경봉 입구에 마련된 CP(체크포인트)에 걸린 'TNF 100 강원' 100km 부문 코스 현수막.

17일 05시 30분. 새벽 공기를 박차고 300여명의 트레일 러너가 강릉 경포호수광장을 출발합니다.

경포해수욕장을 달리다

경포해수욕장을 달릴 때 동해 바다 위로 아침 해가 떠오릅니다.


강릉항을 지나 남대천으로,

오봉서원에 마련된 CP(체크포인트)2를 향해 달리는 김수빈 씨

강원도 유형문화유산인 조선시대 서원 오봉서원을 거쳐

오봉서원 CP(체크포인트)2를 향해 달리는 러너들. 한 참가자(뒤)가 카메라를 보고 손을 들어 올리는 모습이 그림자로 비치고 있다.

초여름 푸른 나무들이 가득한 제왕산 숲길을 달립니다.

러닝크루 YTRC 회원 두 명과 함께 달린 최미숙 씨는 "로드(러닝)에 비해 변수가 많고 부상 위험도 높지만 내가 자연의 일부라는 느낌 때문에 트레일(러닝)로 발걸음하게 된다"며 추천했습니다.

제왕산 숲길을 달리는 최미숙 씨

코스 중간마다 설치된 CP(체크포인트)는 이정표이자 쉼터입니다.

CP에서 트레일 러너들은 음료를 마시고 휴식하며 재정비합니다.

아! 시원해

생수를 머리에 부어, 열기를 식히고

CP(체크포인트)4에서 종아리에 근육통 마사지 크림을 바르는 트레일 러너

종아리에 근육통 마사지 크림을 바르고, 든든한 식사로 체력도 다시 끌어올립니다.

오후 4시께 대관령 숲길 안내센터에 마련된 CP(체크포인트)4에서 만난 허종엽 씨는 국밥을 먹으며 "평지 뛸 때는 안 먹는 게 좋지만 (트레일 러닝에는) 탄수화물 보충으로 체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국밥으로 탄수화물 보충

그리고, 또 달려갑니다.

제왕산 숲길을 달리는 트레일 러너

모든 도전이 그렇듯 결국 자신의 한계와 싸움입니다.

오후 5시 무렵, 출발선을 나선 지 12시간이나 지나고 극복하기 힘든 '한계의 한계'가 찾아옵니다. 그런데도 천천히, 계속 앞을 향해 나아갑니다.

김유리 씨가 오후 5시께 평창군 선자령을 넘고 있다.

자연 속에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성취감을 알기에 트레일러너의 발걸음은 멈춤이 없습니다.

김유리 씨는 "평소보다 속도를 늦추고 꾸준히 가는 게 목표였다"며 "나만의 페이스로 진행할 수 있어서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며 행복했다"고 기뻐했습니다.

완주한 김유리 씨가 강원도 강릉시 경포호수광장에 도착해 환호하고 있다.

100km에 처음 도전한 김유리 씨는 출발 다음 날인 18일 새벽 01시 18분, 19시간 49분 47초의 기록으로 완주했습니다. 결승선 테이프를 두 손으로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는 유리 씨의 모습에 행복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허종엽 씨가 강원도 강릉시 경포호수광장 결승선을 통과한 뒤 기뻐하고 있다.

새벽 01시 12분에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허종엽 씨의 첫 마디는 "다시는 안 한다." 였습니다. 하지만 그날 오후 종엽 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미화된 기억에 또다시 대회를 접수하는 저를 발견하겠죠"라며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나를 이긴다는 건 '헤어 나올 수 없는 중독'인가 봅니다.


nowwe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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