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 오디세이와 붉은사막은 패키지(Buy to Play, B2P) 모델을 선택한 MMORPG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크로노 오디세이는 크로노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다크 판타지 오픈월드 MMORPG로, 언리얼 엔진 5로 구현된 화려한 비주얼과 시간 조작 메커니즘인 ‘크로노텍터’를 기반으로 한 논타겟팅 전투를 특징으로 한다. 2025년 6월로 예정된 글로벌 CBT에는 약 40만 명이 신청하며 글로벌 기대감을 입증했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검은사막의 성공을 바탕으로 개발 중인 작품으로, 중세 판타지 배경의 오픈월드에 싱글플레이 RPG와 MMORPG 요소를 결합했다. 2025년 5월 PAX East에서 북미 유저들에게 첫 선을 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이 두 게임이 B2P를 선택한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 공략이 있다. 서구권에서는 길드워2(Guild Wars 2)나 엘더스크롤 온라인(The Elder Scrolls Online) 같은 B2P MMORPG가 익숙하며, 과도한 인앱결제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는 이를 기회로 삼아, 초기 구매로 고품질 콘텐츠를 제공하는 B2P 모델을 통해 북미와 유럽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한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무료 게임에 익숙한 유저층과 PC방 문화로 인해 B2P 모델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과금 피로감과 B2P의 기회
한국 MMORPG 시장은 리니지, 나이트 크로우, 오딘: 발할라 라이징 같은 F2P 게임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며 여전히 과금 중심 모델이 주류다. 그러나 2025년 업계에 따르면, K-MMORPG의 매출이 2023년 대비 22% 감소하며 유저들의 과금 피로감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B2P 모델은 과도한 인앱결제 없이 공정한 게임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른다. 크로노 오디세이는 ‘현상수배’와 ‘리전 보스’ 같은 콘텐츠로 유저 참여를 유도하며, 붉은사막은 서사 중심의 PvE 경험을 강조한다.
그러나 B2P 모델은 초기 구매 비용이라는 진입 장벽을 동반한다. 한국 유저들은 무료로 시작해 선택적 과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며, PC방에서 짧은 플레이로 게임을 체험하는 문화가 뿌리 깊다. 크로노 오디세이와 붉은사막이 PC방 환경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검은사막의 경우, B2P 모델을 채택했지만 선택적 마이크로트랜잭션으로 수익을 보완하며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붉은사막 역시 유사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어, 순수 B2P로의 전환 여부는 불확실하다.

B2P, 한국 MMORPG의 대세가 될 수 있을까?
크로노 오디세이와 붉은사막은 B2P 모델의 잠재력을 보여주지만, 한국 MMORPG 시장 전체를 뒤바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재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등 주요 개발사의 신작(예: 쓰론 앤 리버티, 나이트 크로우)은 여전히 F2P 중심이며, 센서타워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이후 RPG 장르의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이 50% 아래로 떨어졌음에도 MMORPG는 여전히 수익성이 높다. F2P 모델은 낮은 진입 장벽으로 유저 유입이 쉬우며, 지속적인 과금으로 장기 수익을 창출한다.
반면, B2P 모델은 고품질 콘텐츠로 초기 구매를 정당화해야 하며,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확장팩으로 유저를 유지해야 한다. 크로노 오디세이와 붉은사막은 언리얼 엔진 5와 혁신적 전투 시스템으로 이 도전에 나서지만, 한국 시장의 F2P 선호도와 글로벌 시장의 기대치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B2P는 글로벌 시장을 위한 전략적 선택일 뿐, 한국 MMORPG의 대세로 자리 잡기는 어렵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이 두 게임이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다면, 한국 개발사들이 B2P 모델을 추가로 탐색할 가능성은 열린다.

결론적으로, 크로노 오디세이와 붉은사막은 한국 MMORPG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시장 전체를 B2P로 전환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한국 MMORPG의 다양성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2025년 두 게임의 출시와 반응이 이 흐름의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