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살인범 차철남 "12년 전 채무 3천만원 때문에 범행"(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5-05-20 16:29:02 수정 2025-05-20 16:41:36
"흉기 미리 준비" 계획 범행 진술…범행 동기에 의문 여전
17일 중국동포 형제 2명 살해 후 19일 편의점·건물주 2명 흉기 습격


시흥 흉기사건 용의자 시흥경찰서로 압송[촬영 홍기원]

(시흥=연합뉴스) 강영훈 권준우 기자 = 경기 시흥에서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뒤 도주했다가 체포된 중국동포 차철남은 경찰 조사에서 "12년 전의 채무 3천만원을 갚지 않아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그래픽] 경기 시흥시 흉기난동 사건 발생(종합)(서울=연합뉴스) 김토일 원형민 기자 = 경기 시흥의 편의점과 체육공원 등에서 50대 중국동포가 시민 2명을 잇달아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용의자의 자택과 그 인근에서 시신 2구가 발견됐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살인 등 혐의로 용의자 차철남을 긴급체포했다. kmtoil@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X(트위터) @yonhap_graphics

경기 시흥경찰서는 전날 살인 등 혐의로 체포된 차철남에 대해 범행동기 등에 대한 조사를 벌여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차철남은 친한 사이이던 같은 중국동포 50대 A씨 형제에게 2013년도부터 수차례에 걸쳐 3천만원가량을 빌려줬는데, A씨 형제가 이를 갚지 않아 이달 초 흉기를 미리 구입하는 등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지난 17일 오후 4시께 "술 한잔하자"며 A씨를 자신의 시흥시 정왕동 거주지로 불러 미리 준비한 둔기로 살해했다. 이어 오후 5시께 A씨의 동생 B씨가 있는 이들 형제의 거주지로 찾아가 마찬가지로 둔기로 B씨를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차철남의 거주지와 A씨 형제의 거주지는 직선거리로 200여m 떨어져 있다.

범행 후 차철남은 A씨 형제의 시신을 각각의 범행 장소에 방치해 둔 상태에서 마땅히 머무를 곳이 없자 피해자의 아우디 SUV 차량을 훔쳐 이틀간을 차 안에서 지냈다.

시흥서 흉기로 4명 사상, 분주하게 이동하는 경찰[촬영 홍기원]

1997년부터 2002년까지 불법체류자 생활을 했던 중국 국적의 차철남은 2012년 재외동포에게 발급되는 F4 비자로 입국한 뒤 줄곧 이번 사건이 발생한 정왕동 거주지에서 살며 A씨 형제와는 의형제처럼 가까이 지내온 것으로 조사됐다.

차철남은 특별한 직업 없이 가끔 일용직 근무를 하며 과거 외국에서 벌어들여 갖고 있던 돈으로 생활을 이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형제에게 빌려준 돈도 과거 벌어둔 돈 중 일부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차철남이 A씨 형제와 오랜 기간 가깝게 지냈고, 돈을 빌려준 것도 10년이 넘는 과거의 일이어서 왜 갑자기 지금에야 살인을 결심하게 됐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이후에도 차철남은 살인 범행 이틀 뒤인 19일 오전 9시 34분께 거주지 인근에 평소 다니던 편의점의 점주 60대 여성 C씨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1시 21분께 범행이 발생한 편의점에서 약 1.3㎞ 떨어진 한 체육공원에서 자기 집 건물주인 70대 남성 D씨를 흉기로 찔렀다.

C씨와 D씨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차철남은 경찰 조사에서 C씨는 "나에 대한 험담을 해서", D씨는 "나를 무시해서" 각각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이들에 대한 범행은 A씨 형제의 경우와 달리 우발적으로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D씨에 대한 범행 이후 자신의 주거지와 5㎞가량 떨어진 시흥시 정왕동 시화호 인근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아난 뒤 주변을 배회하다 같은 날 오후 7시 24분께 긴급체포됐다.

차철남은 체포 후 A씨 등을 살해한 뒤 왜 멀리 도주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자수를 고민했다"고 진술했는데, 경찰은 그가 범행 이후에도 C씨와 D씨 등에 대해 범행을 이어간 점 등 진술의 모순점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C씨 사건과 관련한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차철남이 아우디 차량으로 현장을 빠져나가는 CCTV 영상을 포착한 것을 시작으로 차철남의 자택과 A씨 형제의 주거지에서 시신 2구를 차례로 발견했다.


이후 경찰은 정식으로 수사본부를 편성하고 형사기동대 등 590명의 경찰관을 투입해 CCTV 동선을 따라 수색을 펼쳤다. 같은 날 오후 6시 28분께는 차철남의 수배 전단을 배포하고,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결국 차철남은 최초 신고 10시간 만에 덜미를 잡혔다. 체포 당시 별다른 저항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중 차철남에 대해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st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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