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짠돌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긴축정책은 계속된다.

맨유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팬들과 함께하는 거리 퍼레이드는 진행하지 않을 전망이다.

복수의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구단은 우승하면 대개 하는 전통적인 버스 퍼레이드 대신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들이 구단 1군 훈련장인 캐링턴 훈련장에서 간소한 바비큐 파티를 여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영국 '더 선'은 13일(한국시간) "맨유는 토트넘과의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승리하더라도 도심에서의 축하 퍼레이드는 열지 않을 것"이라며 "그 대신 훈련장 내에서 소규모 바비큐 행사를 통해 시즌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데일리메일' 역시 같은 날 보도를 통해 "맨유가 유로파리그 우승하면 예상되는 수익은 약 8500만 파운드(약 1585억원)에 달하지만, 구단은 비용 절감과 일정상의 이유로 전통적인 우승 퍼레이드를 생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매체는 "맨유는 유로파리그 결승에 직원들을 위한 무료 티켓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소수의 티켓만 추첨을 통해 제공되며, 대부분의 직원들은 맨체스터 현지에서 경기를 중계로 시청하게 될 예정이다. 초대받은 직원은 무료 음료 2잔이 제공되지만, 동반자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계획은 최근 맨유가 이어온 구단의 긴축 재정 기조와 맞물려 있다.

최근 맨유는 직원들에게 제공되던 무료 점심을 폐지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전반적인 재정 구조 조정에 나선 상태다.

또한 유로파리그 우승 후에도 맨유의 일정은 여유롭지 않다는 점도 해당 계획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결승전이 끝난 지 나흘 뒤인 26일, 맨유는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를 예정이며, 이어 28일과 30일에는 각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홍콩에서 아시아 투어 매치에 참석해야 한다.

여기에 곧바로 A매치 기간에 돌입하면서, 이처럼 일정이 빡빡한 만큼 구단 측은 대규모 축하 행사 대신 내부 행사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유로파리그 결승은 22일에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다.

맨유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무려 17패를 기록하며 강등권과 불과 두 계단 차이인 16위에 머물러 있다. 이번 유로파리그 결승은 사실상 암울했던 시즌을 만회할 유일한 기회인 셈이다.

결승 상대 역시 맨유와 마찬가지로 부진한 시즌을 보낸 토트넘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유 바로 아래 순위인 17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번 결승전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두 팀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같은 처지의 두 팀이지만, 맨유와 다르게 토트넘은 해당 대회 우승하면 리그 최종전 전날 퍼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맨유는 2013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은퇴와 프리미어리그 20번째 우승을 기념한 이후, 퍼레이드를 개최한 적이 없다. 당시 약 10만 명의 팬들이 거리로 나와 맨유의 성공을 축하한 바 있다.

하지만 맨유가 유로파리그를 제패하더라도 팬들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구단 내부의 재정적 상황, 선수단 일정, 인프라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맨유에게는 조용한 우승만이 기다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캐링턴 훈련장에서 열리는 바비큐 파티가 맨유의 이번 시즌 유일한 축하 행사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화려했던 과거의 전통을 되살리기에는, 지금의 맨유는 여러모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시기인 듯하다.

사진=연합뉴스/더선/UEFA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