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가 공식적으로 주장 손흥민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4강 1차전 결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손흥민의 부상 상태와 회복 일정에 대해 구단 측의 설명이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마티스 텔을 비롯한 대체 자원의 활약과 맞물려, 손흥민이 전략적으로 벤치에 밀려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토트넘은 4월 3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은 목요일 밤 보되/글림트와의 UEFA 유로파리그 4강 1차전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주장 손흥민은 여전히 발 부상에서 회복 중이며, 최근 4경기에 모두 결장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8강 2차전 프랑크푸르트 원정에도 동행하지 않았고, 직전 리버풀전 역시 명단에서 제외됐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보되/글림트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내일 출전하지 않는다. 그는 훈련을 소화하고 있지만 아직 팀 훈련에는 합류하지 않았다"며 "호전되고는 있으나 복귀 시점은 아직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현지 언론은 구단의 발표에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토트넘 전문 소식지 '홋스퍼 HQ'는 4월 27일자 보도를 통해 "손흥민이 4경기 연속 결장했음에도 구단은 여전히 구체적인 부상 진단이나 회복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부상 초기에는 '경미한 문제'로 알려졌지만, 점점 결장 기간이 길어지고 있으며, 이제는 복귀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졌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손흥민의 결장이 단순한 부상 때문이 아닐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매체는 "손흥민은 2025년 들어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2골만 기록하며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며 "구단이 그의 기량 저하에 대한 외부 비판을 피해가기 위해 부상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손흥민이 지난 4월 11일 프랑크푸르트와의 8강 1차전 이후 명단 제외됐는데, 당시에도 특별한 통증 없이 정상적으로 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구단이 의도적으로 출전 명단에서 배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른 의견도 존재한다.
또 다른 토트넘 전문 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영국 '스카이스포츠'의 4월 30일 보도를 인용, "토트넘 훈련장을 현장 취재한 결과, 손흥민이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구단 측이 그를 조심스럽게 관리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즉, 무리하게 훈련 영상을 노출하지 않고, 경기 당일까지 기용 여부를 숨기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매체는 "실제로 손흥민은 앞선 AZ 알크마르와의 경기에서 1도움을 기록했으며, 드리블 성공 4회, 지상 경합 승리 6회, 5개의 슈팅 시도 등으로 여전히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통계에 따르면 당시 그의 패스 성공률도 80%에 달했다"면서 손흥민의 활약을 조명했다.
이런 활약을 고려하면, 단순한 부진이나 부상만으로는 계속된 결장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설득력을 얻는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최근 중용하고 있는 텔의 존재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홋스퍼 HQ'는 "텔은 최근 경기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창출하며 좋은 인상을 남겼고, 손흥민을 대체할 자원으로 부상 중"이라며 "토트넘은 손흥민의 자리를 텔에게 실험적으로 맡기고 있으며, 혹시라도 실패할 경우 다시 손흥민을 기용하겠다는 계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텔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임대된 선수지만 완전 영입 가능성이 있으며, 구단으로선 더 젊고 활기찬 옵션을 테스트하고 싶은 유혹이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손흥민의 이번 결장에 대해 현지 팬들의 반응은 엇갈리는 중이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에 따르면, 일부 토트넘 팬들은 "지금 손흥민의 결장은 오히려 반가운 소식"이라며 최근 부진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올 시즌 손흥민이 리그와 컵대회를 통틀어 11골 11도움을 기록했음에도, 최근 12경기에서는 단 1골 3도움에 그치며 영향력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팬들은 "손흥민과는 이번 여름 작별할 때가 됐다"며 이적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토트넘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16위로 추락하며 위기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남은 UEFA 유로파리그 우승에도 실패할 경우 토트넘은 결국 아무런 성과 없이 시즌을 마무리한다.
남은 희망은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통한 유럽 무대 복귀인데, 그 첫 관문인 보되/글림트와의 4강 1차전에 손흥민 없이 나서야 한다는 점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연 손흥민은 언제 돌아올 수 있을까. 구단은 "곧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하고 있지만, 명확한 시점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최근 손흥민의 부상 경과와 구단의 태도, 팬들의 반응을 종합해 보면, 이 상황은 단순한 물리적 회복 문제를 넘어선 전략적 판단의 영역일지도 모른다.
손흥민의 향후 기용 여부와 여름 이적시장 상황이 맞물려 있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그의 복귀 시점은 결국 구단의 의중에 달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