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후리건스(HOO LEE GANS)'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일(이하 한국시간) '자이언츠 비트'의 기사를 발췌해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팬클럽인 '후리건스'의 탄생 비화를 전했다.
후리건스는 현지 팬들이 만든 이정후의 팬클럽이다. 이들은 지난달 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전에 단체로 관람을 와 화제가 됐다. 가슴에 'HOO LEE GANS'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었고 머리엔 불꽃 모양 가발도 썼다. 이정후의 등번호 51번에 맞춰 51명의 팬이 함께 야구장을 찾았다.
MLB닷컴은 "카일 스밀리는 지난 시즌 초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의 경기를 관람하던 중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크로스워드 퍼즐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야구를 보다 재미있는 말장난을 하기 시작했다"며 운을 띄웠다.
스밀리는 저소득층 및 중산층 주민들을 위한 주택 건설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단체 샌프란시스코 커뮤니티 토지 신탁(San Francisco Community Land Trust)의 정책 이사로 재직 중인 인물이다. 열렬한 야구 팬이기도 하다.
매체에 따르면 스밀리는 "누군가가 '축구 같은 건 어때? 훌리건과 이정후 말이지'라고 했다. 그때 '후리건스'를 고안했다. '아, 좋은데. 잘될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MLB닷컴은 "스밀리는 이 아이디어를 실행하기로 했다. 얼마나 성공할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지난 시즌 이정후가 왼쪽 어깨 부상으로 시즌 아웃돼 계획이 보류되기도 했지만, 올해 이정후가 자이언츠의 중견수로 복귀한 뒤 활약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자 스밀리는 이 아이디어를 활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스밀리는 "후리건스 티셔츠와 불꽃 가발을 맞춤 제작하고, 신시내티전 홈경기를 위해 325구역에 50명을 초대했다. '멋진 비주얼을 만들어 보자'고 말했다"며 "한국이나 일본에선 훨씬 더 흔한 일이다. 응원가를 부르며 하나가 된 팬들의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다. 그래서 나도 그런 걸 해보고 싶었다. 팀과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는 아주 재미있는 방법인 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후리건스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정후를 응원하는 모습이 오라클 파크 스코어보드와 TV 중계에 자주 포착됐다. 이정후는 멋진 플레이로 팬클럽에 기쁨을 안겼다.
스밀리는 "이정후는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정확히 구사한다. 빠른 스피드로 플레이하고, 기쁨이 느껴지는 경기력을 선보인다. 훌륭한 팀 동료로 경기에 제대로 임하는 선수다"며 "KBO리그에서 영향을 받아 독특하고 색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갖췄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의 클럽하우스는 좋은 분위기와 개성을 가지고 있다. 팀에 에너지가 넘치는데 중심에 이정후가 있다고 본다"고 극찬했다.


당초 스밀리는 후리건스가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엄청난 관심이 쏟아지자 후리건스 공식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는 "정말 놀라운 일이다. 3주 전까지만 해도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무척 기쁘다"며 웃었다.
스밀리는 후리건스의 창립 멤버를 이정후의 등번호에 맞춰 51명으로 유지했다. 향후 숫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오라클 파크 142구역엔 '정후 크루(Jung Hoo Crew)'도 있다. MLB닷컴은 "스밀리는 두 팬클럽이 공존하며 이정후에 대한 사랑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구단 관계자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스밀리는 "정후 크루도 정말 놀랍다. 샌프란시스코와 협력을 통해 이런 부분을 더 발전시키고 싶다"며 "우린 공동체를 만들고자 한다. 팀과 선수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고 싶다. 모두 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공동체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AFP, AP 연합뉴스 / 후리건스 홈페이지 캡처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