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세종문화회관서 '동방미래특급' 초연…아시아 문화로 안무 구상
내년까지 유럽투어도 예정…"전 세계인과 질문하고 소통할 것"
내년까지 유럽투어도 예정…"전 세계인과 질문하고 소통할 것"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오리엔탈'이라는 어려운 언어를 꺼내서 새로운 도전의 문을 두드리려 합니다."
2018년부터 아시아의 삶과 문화를 연구해온 안무가 안은미(62)가 아시아 각국 문화를 춤으로 승화한 새로운 실험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신작은 다음 달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초연되는 무용 '동방미래특급'이다.
개막을 이틀 앞둔 3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안은미는 이번 공연에 대해 "아시아 문화를 새로운 언어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만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안은미는 이 공연을 위해 필리핀 마닐라, 인도네시아 발리, 일본 오키나와에서 현지 조사를 진행하고, 세 지역에서 포착한 움직임과 정서를 안무로 엮어냈다. 특히 각 문화의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는 순간을 안무적 언어로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안은미는 이런 일련의 작업을 "오리엔탈리즘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들을 말뚝에서 빼는 과정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아시아 문화는 (관광객이) 먼발치에서 매혹돼 바라보는 문화가 아니라 현재 그 땅에서 사는 사람들의 문화"라며 "식민주의에 투쟁해 나갔던 아시아 각국의 에너지를 우리의 언어(춤)로 만들어 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작품에는 현지 문화를 바탕으로 안은미가 직접 디자인한 의상 90여벌과 소품 60여종이 쓰인다. 현지 조사를 통해 다채로운 색과 패턴이 교차하는 의상과 소품을 만들었다. 안은미는 "아시아를 여행하면서 만난 아티스트들에게 부탁해 얻은 아시아 각국의 전통 원단과 전통 문양을 통해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안은미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작곡가 장영규의 음악도 이번 공연을 기대하게 하는 한 요인이다. 두 사람은 1992년 '아리랄 알라리요'를 시작으로 30년 넘게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장영규는 "안은미와 그동안 수월하게 작업을 해왔는데 이번 공연은 너무 어렵다"며 "아마 공연 전날까지 음악을 계속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안은미의 신작 무용 '동방미래특급'은 세종문화회관 초연 이후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유럽투어에 나선다. 독일 베를리너 페스트슈필레와 프랑스 파리 시립극장, 프랑스 오를레앙 시립극장 등에서 유럽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안은미는 "이번 공연을 토대로 작품을 잘 다듬어서 전 세계인에게 질문을 던지고 소통하려 한다"며 "작품을 통해 우리 모두의 미래를 새롭게 두드려보는 에너지를 얻어 가겠다"고 말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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