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세계 최초 진출국 일본 축구계에 또 하나의 경사가 도래할 전망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다시 한 번 일본 국적의 젊은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 영입을 추진한다. 올여름 이적 시장을 앞두고 본격적인 골키퍼 세대교체 작업에 들어갔다. 이런 움직임 중심에는 안드레 오나나의 불안한 경기력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유는 현재 이탈리아 세리에A 파르마에서 활약 중인 스즈키를 영입하려고 과거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맨유는 스즈키에게 공식적인 오퍼를 보냈으나, 스즈키가 출전 기회 부족을 우려해 이를 거절했다. 백업 골키퍼로 남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것이 주요 이유였다.
이후에도 맨유는 스즈키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여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시즌 들어 현재 맨유의 주전 골키퍼인 오나나의 불안정한 경기력으로 인해 맨유가 골키퍼 포지션 강화를 모색하면서, 스즈키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영국 스포츠 매체 '토크스포츠'는 11일(한국시간) 독점 보도를 통해 "맨유가 파르마 소속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에 대한 스카우팅을 강화하고 있다"라면 "이는 오나나의 연이은 실수에 따른 새로운 수문장 영입 계획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이어 "파르마는 스즈키의 이적료로 약 4000만 파운드(약 745억원)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맨유가 2년 전 처음 관심을 보였을 때보다 몇 배 높은 금액이다.
당시 스즈키는 일본 J리그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 소속으로, 맨유와 협상까지 갔지만 출전 시간을 보장받기 위해 벨기에 리그의 일본인 자본 운영 구단 신트 트라위던 임대를 선택했다. 이후 2023년 여름 파르마로 완전 이적했다. 이적료는 약 650만 파운드(약 121억원)였다.
스즈키는 22세의 젊은 골키퍼로, 한국 팬들에게는 작년에 펼쳐졌던 아시안컵 대회에서 수많은 실수를 범했던 '기름손' 골키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는 이번 시즌부터 이탈리아 세리에A 승격팀 파르마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30경기 출전, 5차례 무실점 경기를 기록했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리그에서 단 한 차례도 실책으로 인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매체에 따르면, 이는 최근 몇 시즌 동안 수문장 자리에 불안정성을 겪어온 맨유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지표다.
반면, 오나나는 올 시즌 잦은 실수로 팬들과 언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올랭피크 리옹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강 1차전에서 오나나는 두 골 모두에 관여하며 팀의 2-2 무승부를 초래했다.
첫 번째 실점은 티아고 알마다의 크로스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흘려보낸 것이었고, 두 번째 실점은 슈팅을 잡지 못하고 튕겨낸 공을 리옹의 라이언 셰르키가 마무리하면서 나왔다.
맨체스터 지역지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이를 두고 "오나나는 두 골 모두에서 명백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분석했다.
이 경기를 지켜본 '토크스포츠'의 해설위원 트로이 디니는 오나나에 대해 "이런 수준의 경기력은 아마추어와 다름없다. 축구의 신이 말하는 거다. '겸손하게 행동하라'고”라며 "이런 말을 하려면 폼이 좋아야 한다. 지금 오나나는 팀을 반복해서 실망시키고 있다. 이건 좋은 골키퍼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실 오나나의 부진은 올 시즌 내내 이어졌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그는 직접적인 실책으로 인한 실점을 3차례나 냈다. 이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한 골키퍼 중 하나임을 나타내는 지표다.
여기에 UEFA 클럽대항전에서도 실수가 반복되면서 팀의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맨유 전문 소식지 '더 피플스 퍼슨'은 "오나나는 지난 시즌에도 맨유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하위로 탈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올 시즌에도 유로파리그에서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맨유 수뇌부와 루벤 아모림 감독은 스즈키를 새로운 1번 골키퍼 후보로 점찍고 있으며, 지난 시즌 영입이 무산된 뒤로도 꾸준히 그의 경기력을 관찰해온 것으로 보인다.
'토크스포츠'는 "맨유는 스즈키를 두 시즌 전부터 관심 있게 지켜봐 왔으며, 이번에는 실제 영입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후벵 아모림 감독은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오나나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실수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나도 최근 몇 경기에서 더 많은 실수를 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의 전반적인 내용을 분석하고 개선점을 찾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 개인의 감정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코치진과 함께 영상 분석을 통해 오나나가 어떤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었는지를 살펴보고, 필요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발언일 뿐, 내부적으로는 오나나에 대한 신뢰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맨유는 현재 오나나 외에도 톰 히튼과 알타이 바인다르를 골키퍼 포지션에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 모두 안정적인 1선 수문장으로 평가받지는 않고 있다.
특히 바인다르는 아직 프리미어리그 출전이 거의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스즈키는 단순한 백업 옵션이 아닌, 실질적인 오나나의 주전 경쟁자 또는 대체자로 영입될 가능성이 크다.
맨유는 오나나와 2023년 5년 계약을 체결했으며, 1년 연장 옵션까지 포함돼 있어 최장 2029년까지 구단에 잔류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적료와 계약 기간, 연봉을 감안했을 때 오나나는 지금의 경기력으로는 구단 내 입지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22세의 스즈키는 향후 10년 이상을 책임질 수 있는 장기 프로젝트 자원으로 간주되고 있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에 따르면 오나나는 다음 시즌에도 팀에 남을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구단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골키퍼 영입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
사진=364스코어스/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