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츠 안보보좌관 퇴출될수도"…美전쟁기밀 유출 일파만파(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5-03-25 15:25:35 수정 2025-03-25 18:06:41
"트럼프 '어떻게 그리 엉성하냐' 분통…이틀내 경질여부 판단"
"청문회 열어야" 비판 분출…클린턴 '이메일 스캔들'과 비교하는 시선도


마이크 왈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전쟁 계획을 일반 메신저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언론인을 채팅방에 포함해 전쟁 기밀을 유출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마이크 왈츠(51)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퇴출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직 그의 거취에 대한 결정이 공식화되지는 않았지만, 백악관 당국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일에 대한 언론 보도를 지켜보면서 하루나 이틀 안에 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왈츠 보좌관에 대한 대처 방법과 관련해 다른 행정부 직원들과 여러 차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면서 "그들 중 절반은 왈츠 보좌관이 (자리에서)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혹은 살아남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그는 "누가 채팅방에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것은 부주의한 것이었다. '시그널'에서 그런 대화를 한 것도 신중하지 못한 것이었다"며 "국가안보보좌관이라면 그렇게 무모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고위급 보좌관 2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난처한 입장에 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왈츠 보좌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일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왈츠 보좌관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국가안보보좌관 직책에서 물러나게 할지는 당장은 확실하지 않다고 이 당국자들은 덧붙였다.

당국자들 가운데 한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왈츠 보좌관이 어떻게 그렇게 엉성할 수 있는지를 보좌진에게 묻기도 했다고 한다.

미군의 예멘 공습 [신화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미국 언론은 미군이 예멘의 친(親)이란 후티 반군을 공습하기 전에 미국 외교안보라인이 전쟁 계획을 일반 메신저 공간에서 논의했으며 이 과정에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든버그 편집장이 단체 채팅 참가자에 포함되면서 기밀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고 보도, 파장을 일으켰다.

골드버그 편집장은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이 실수로 민간 기업의 메신저인 '시그널'에 자신을 추가했으며 이에 따라 실제 공습이 이뤄지기 약 2시간 전인 지난 15일 오전 11시 44분(미 동부시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전쟁 계획'을 공유받았다고 언론에 설명했다.

이번 일은 실수로 언론에 관련 정보가 공유됐을 뿐만 아니라 고도로 민감한 정보를 민간 메신저를 통해 논의했다는 점에서도 비판받고 있다.

이번 기밀 유출을 2016년 대선 때 불거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메일 스캔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기밀 사항을 담은 업무와 관련해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개인 이메일을 사용해 기밀이 보안이 되지 않는 사설서버에 저장되도록 했다는 논란이다.

당시 대선에서 경쟁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기밀을 안전하지 않은 곳에 저장해 유출 우려를 키웠다는 이유를 들어 클린턴 전 장관을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왈츠 보좌관 역시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년 전 제이크 설리번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이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로 기밀 문서를 보냈는데도 법무부가 이를 조사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전력이 있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기밀정보 유출에 대한 청문회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정부 직원이 이렇게 민감한 군사 작전에 대한 정보를 유출했다면 조사를 받고 확실하게 처벌받아야 한다"면서 상원 차원의 대응을 촉구했다.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잭 리드(민주·로드아일랜드) 의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지금까지 목격한 보안 사고 중 심각한 사례 중 하나"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1기 시절 호흡을 맞춘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그는 "나는 안전한 미국 정부 시스템 이외의 다른 것에는 어떠한 기밀 정보도 보낸 적이 없다"며 "비정부 시스템을 사용한 것은 어떻게라도 정당화할 수 없다. 끔찍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직 고위 정보 당국자도 이번과 같은 일은 관례상 조사와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인 왈츠 보좌관은 연방 하원의원(플로리다) 시절 중국특위에 몸담으며 핵심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을 줄이고, 미국 대학과 학계를 중국의 간첩 활동에서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하는 등 대중국 매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그는 또한 이란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을 주장해왔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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