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율 60% 속 야간대응체제 전환…산불영향구역 4천650㏊
민가 등 94채 시설 피해…이재민 392명, 의성실내체육관 등 대피
민가 등 94채 시설 피해…이재민 392명, 의성실내체육관 등 대피

(의성=연합뉴스) 이승형 최수호 윤관식 황수빈 기자 = 건조한 날씨 속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이틀째 진화되지 못하고 있다.
산림 당국은 날이 어두워지자 야간 대응 체제로 다시 전환하고 불길 추가 확산을 막고 있다.
현재까지 집계된 산불영향구역은 4천650㏊, 축구장 6천512개 규모다. 만 하루 사이 15.5배 피해 규모가 늘었다. 진화율은 60%다.
23일 산림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25분께 안평면 괴산리 야산 정상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동쪽 방면으로 20㎞ 떨어진 지점까지 번진 상태다.
당국은 화재 발생 첫날 불길이 제때 잡히지 않자 오후 2시 10분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가용 인력·장비를 동원했다.
하지만 최대 초속 16m인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 산불 현장에서 뿜어져 나온 짙은 연기로 인한 진화 헬기 운용 차질 등 상황이 겹치며 진화 작업은 더디게 이뤄졌다.
실제 산불 대응 3단계 발령 이후에도 의성 산불 진화율은 밤사이 3∼4%대에 머물렀으며, 이날 오전 2.0%까지 떨어졌다.
이날 당국은 진화대 등 인력 2천194명, 진화 장비 453대 등을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비교적 연기가 적게 발생하는 곳 위주로 산불 진화 헬기 48대를 투입했다.
전날에 비해 바람이 잦아드는 등 산불 진화에 유리한 여건도 일부 조성된 까닭에 이날 오후 7시 기준 의성 산불 진화율은 60%까지 올랐다.
다만 당국은 큰 불길을 잡는 데는 실패하며 야간 대응 체제로 전환했다.
야간 진화 작업에는 산불특수진화대 등 1천882명을 투입한다.
현재까지 집계된 산불영향구역은 4천650㏊(축구장 6천512개)로, 전날 오후 7시 기준인 300㏊(축구장 420개)보다 15.5배 늘었다.
전체 화선도 90.8㎞까지 늘었으며, 이 가운데 아직 불길이 잡히지 않은 37.5㎞ 구간에서는 여전히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인근 마을 주민 1천503명이 의성실내체육관 등으로 대피했으며 시설 피해는 민가 등 94채로 집계됐다.
당국은 서의성 안동분기점 고속도로 양방향을 통제 중이다.
또 변전소 피해를 우려해 안계변전소∼의성변전소 간 송전철탑 20기에 대한 전력 공급을 전날부터 중단한 상태다.

진화작업이 빠른 진척을 보이지 않자 산불 피해 영향이 있는 의성군 내 주민 392명은 여전히 의성읍 실내체육관 등으로 대피해 생활하고 있다.
의성군 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원 중인 환자와 노인 337명도 의료진 도움을 받아 근처 안동 시내 병원 등으로 옮겨졌다.
의성 산불 현장과 인접한 이웃 지역인 안동시 길안면 백자리·금곡리 주민 가운데 52명도 도심에 있는 안동체육관으로 대피했다.
이번 대형 산불로 의성군에서 다수 이재민이 발생하자 도움의 손길도 이어진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는 급식 400인분을 산불 피해자들에게 지원했으며, 각 단체 자원봉사자와 공무원 등도 대피소 현장에서 밥차 배식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손창원 의성군 통합돌봄과장은 "초유의 산불 사태로 아픔을 겪은 주민들이 대피소에서 불편함 없이 지내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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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의성·울주 등 줄줄이…전국 곳곳서 대형 산불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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