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뒤섞여 실랑이…국민변호인단, 헌재 앞 철야시위 예고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최원정 기자 = 대학가에 몰아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갈등이 개강·개학을 하루 앞둔 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모교 중앙대와 중·고등학생들로도 번졌다.
서울 동작구 중앙대 정문 앞에서는 이날 오후 윤 대통령 탄핵 촉구와 반대 시국선언이 30분 간격으로 잇달아 발표됐다.
재학생과 졸업생이 섞인 두 집회는 각각 20∼30여명 규모였다. 그러나 윤 대통령 지지자와 유튜버 100여명이 학교로 모여들면서 왕복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욕설과 고성이 오갔다.
오후 1시 30분 먼저 시작된 탄핵 촉구 집회 중 반대 측이 "빨갱이는 북한으로", "개XX들" 등의 욕설을 퍼부으며 신경전은 격화했다. '신남성연대' 대표 배인규 씨도 영화 캐릭터 '조커'로 분장해 차량 위로 올라가 고성을 지르며 집회를 방해했다.
탄핵 촉구 집회에 참여한 경영학과 24학번 최찬영(20)씨는 "교정에 빈틈을 타고 들어와 '탄핵 무효'를 중앙대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외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며 "내란동조 세력은 의혈의 교정에 결코 제대로 설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시국선언 뒤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 등의 피켓을 들며 집회를 이어갔다. 일부 유튜버는 확성기를 들고 "돈 받고 시위에 나왔다"며 반대 시위대를 조롱해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에 맞서 반대 시위대는 "반국가세력을 즉각 체포하라", "계엄은 정당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응수했다. 중앙대 96학번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 유승수 변호사도 참석해 발언했다.
중앙대 대학원생 이세욱 씨는 "올바른 기독교 세계관을 갖고 대한민국의 주권을 위해 맞서 싸웠던 중앙대가 지금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배출하고 탄핵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가 상대편 측으로 뛰어들며 여러 차례 실랑이가 벌어졌으나 경찰이 제지해 큰 물리적 충돌로 비화하지는 않았다.
이날 오후 5시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는 중·고등학생으로 구성된 전국탄핵반대청소년연합 소속 50여명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주최 측은 청소년 600여명이 온라인 서명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중앙대에서 집회를 마친 윤 대통령 지지자와 유튜버 등 400여명이 모여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이들을 응원했다.
광장 한편에서 탄핵 촉구 '맞불집회'를 벌이던 10여명을 반대 시위대 100여명이 둘러싸 20여분간 긴장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탄핵 촉구 시위대에 침을 뱉고 양측이 멱살을 잡는 등 실랑이 과정에서 반대 측 여성 1명이 넘어져 구급차로 이송되기도 했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한편 윤 대통령 지지 모임인 국민변호인단은 오는 4일부터 탄핵심판 선고일까지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1인 시위' 형식을 빌린 철야 시위를 예고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는 1시간 단위로 2030 지지자들을 주축으로 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형식 발언을 이어갈 계획이다.
국민변호인단은 4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학생들이 첫날 발언한다고 밝혔다.
대학생들이 격렬한 탄핵 갈등의 최전선에 서면서 개강을 앞둔 서울 시내 대학교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서울대는 집회 주최 측에 인원과 장소, 음향기기 사용 여부 등을 적은 사전 신고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관련 기관과의 협의 사항과 인력 등을 고려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번 주 대학본부 회의에서도 관련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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