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올해 일본 대졸 채용시장의 키워드로 30만엔(약 289만원)이라는 숫자가 주목받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이 대졸 신입 사원의 초봉을 크게 올리면서 30만엔대에 처음 진입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는 데 따른 것이다.
2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대형 주택 건설 업체인 다이와하우스는 올해 봄 대졸 사원 초임을 월 35만엔으로, 종전 25만엔보다 40%가량 올리기로 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도 4월에 입행하는 대졸 사원 초임을 30만엔으로, 종전 25만5천엔보다 17.6% 늘리기로 했다.
유니클로 의류 브랜드로 유명한 패스트리테일링은 3월부터 대졸 사원 초임을 종전 30만엔에서 33만엔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일본 대졸 사원의 초임은 '잃어버린 30년'으로 상징되는 일본 경제의 침체 속에 게걸음을 걷다가 최근 몇 년간 대기업의 임금 인상 흐름 속에 더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조사에서는 2024년도 주요 기업 평균 초임이 약 24만800엔으로 2021년도보다 8.8% 올라 근로자 평균 임금 증가율(7.4%)을 1.4%포인트 앞섰다.
이에 힘입어 일부 대기업 초봉이 올해 처음 30만엔대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닛케이는 "대졸 초봉 인상 움직임은 2022년부터 가속화됐다"며 "고연봉으로 유명한 종합상사나 컨설팅사와의 인재 쟁탈전이 심화하면서 처우 개선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 초봉 30만엔은 언론이 기사로 다룰 만큼 눈에 띄는 사례들이며 아직 일본 대졸 채용시장에서 일반화된 수준은 아니다.
실제 유명 대기업인 미쓰이화학은 올해 4월 이후 대졸 입사자(종합직 기준) 임금을 9.4% 올리기로 했지만, 인상된 초봉은 28만엔이다. 다만 석사과정 수료자는 8.6% 오른 30만2천엔으로, 처음 30만엔대에 진입한다.
ev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