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력 3대 요소로 '군인·무기·사상' 규정
'전시 정치사업' 수업 참관…화면엔 공군기지 있는 '사천시' 추정 지도
'전시 정치사업' 수업 참관…화면엔 공군기지 있는 '사천시' 추정 지도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 최고급 정치장교 양성기관인 김일성정치대학을을 찾아 군의 사상 무장과 충성을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24일 최고군사정치학원인 김일성정치대학을 방문해 연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북한군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군대로 되여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당의 군대, 인민의 군대로서 정치사상적, 정신도덕적 우월성"을 고수·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군대를 군사기술적으로 무장시키기에 앞서 사상적으로 무장시키는 것이 군 건설에서 중핵으로 된다"며 군인·무기·사상을 '무장력의 3대 요소'로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군대의 건설방향은 변함없이 우선적으로 철저히 정치사상강군화, 도덕강군화를 앞세우고 전투대오를 부단히 정간화하며 그 다음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영역의 군사기술장비 고도화를 실현하는 것으로 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인을 지도하는 정치일꾼 사이에서 "당중앙의 요구와 기대에 따라서지 못하는 일부 편향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교직원과 학생들이 수행할 과업을 제시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수업 참관 사진을 보면 강의실 흑판과 모니터에 '기계화보병여단공격전투 때 당 정치사업'이라는 주제가 쓰여 있고, 다른 모니터와 학생 개인의 모니터에는 '사천시' 일대로 보이는 지도가 띄워져 있다.
경남 사천시에는 공군기지와 KF-21 개발업체(KAI) 등이 있으며, 사천 공군기지는 현재 훈련비행단의 주둔지이지만 전시 주요 비행자산이 후방에서 이동할 때도 사용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김일성정치대학 방문 연설과 수업 참관 모습에서 군의 전시 사상 무장을 부각한 것이 눈에 띈다"면서 "김 위원장은 파병과 북한군인 생포가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군의 사상적 이완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북한은 작년 11월 제4차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대회와 연말 당 전원회의에서도 '정치사상 강군화'를 강조한 바 있다.
최근 북한이 정치사상 강군화를 강조하는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과 전국 각지 건설 현장에서의 군대 동원이 그 배경이라고 통일부는 추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대규모 해외 파병과 건설 현장 동원을 "젊은 군인들이 자연스럽게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하고, "그러다 보니 군내 사상을 강조해야 하는 상황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김일정정치대학 방문에는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노광철 국방상 등 당 중앙군사위 고위간부들이 수행했다.
1945년 11월 설립돼 평양시 형제산구역에 위치한 김일성정치대학은 일반 야전지휘관을 양성하는 김일성군사종합대학과 달리 군 장병들에 대한 사상교육과 당 조직 운영을 담당하는 정치장교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