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에 6·25참전국 상징 22개 돌보 세운다…감사의 정원(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5-02-03 11:32:06 수정 2025-02-03 11:32:06
서울시, 상징조형물 설계공모 시상…22개국서 채굴한 검은 석재로 조성해 희생 기리고 유대감
지하공간엔 참전국 실시간 소통공간…세종로공원 도심숲 재정비·'사계절 다목적 광장'으로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지상부[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정수연 기자 = 서울 광화문 광장에 6·25 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은 상징 공간인 '감사의 정원'이 들어선다.

대한민국 번영의 기틀이 된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세계와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3일 시청에서 '세종로공원 및 상징조형물 설계 공모' 시상식을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감사의 정원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공모에는 31개 작품이 접수됐으며, 삶것건축사사무소와 프라우드건축사사무소, 엘피스케이프의 공동 응모 작품인 '윗마루, 아랫마당, 추모공간:22'가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상징조형물 당선작 '감사의 빛 22'도 직접 공개했다.

오 시장은 "우방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번영은 결코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600년 우리나라의 중심지로, 대한민국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이 오롯이 담긴 광화문광장에 감사의 정원을 만들어 이곳을 찾는 세계인에게 감동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지상부 상징조형물은 6·25 참전국을 상징하는 5.7∼7m 높이의 22개 검은 화강암 돌보(洑)로 이뤄진다.

22개 참전국에서 채굴된 석재를 들여와 조형물을 만들고 측면에는 참전국 고유 언어로 애송시, 문학작품, 글귀 등을 새겨 희생을 기린다.

시는 22개국 대사관 등을 통해 석재를 기부받거나 구매해 조달하기로 했다.

또 상징조형물 위에는 미디어 장치를 이용해 허공에 쏘아 올린 태극기의 모습도 연출할 계획이다.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지하부[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하에는 우방국과 실시간 소통 가능한 상징 공간이 들어선다.

22개국의 현지 모습을 영상·이미지 등으로 만나볼 수 있는 미디어월과 함께 태극기를 비롯해 우방국 국기 등을 송출할 수 있게 조성한다.

방문객은 지상 조형물 사이 유리 브릿지 위를 걸어 세종로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으며, 유리 브릿지에는 스마트글라스가 내장돼 지하에서 올려다 볼 때 큰 미디어 스크린으로 작동한다.

첨단 미디어기술을 활용해 22개 참전국과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단순한 기념 공간이 아닌 살아있는 교류의 장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세종로공원은 경복궁의 넓고 트인 공간감과 대비되는 밀도 높은 도심 숲으로 조성된다.

연면적 8천768㎡, 지상 1층∼지하 2층에는 휴게 및 식음시설, 다목적 공간 등이 들어선다.

도심 속 독특한 분위기의 숲과 보행광장, 탁 트인 수경시설을 통해 바쁜 일상 속 지친 시민들에게 도심 속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하 공간은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사계절 내내 도시와 자연과 사람이 소통하는 전천후 다목적 공간으로 조성한다.

또 지하 공간은 광화문역에서 KT빌딩, 세종문화회관 지하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지하연결통로의 종착지로 설계됐다.

시 관계자는 "혹서·혹한기 등에 이용하기 힘들었던 야외 광장의 한계를 넘어 '사계절 즐기는 광화문광장'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며 "세종로공원을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조성해 연간 3천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은 '유엔 참전용사들의 손녀'라는 별명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MC 캠벨 에이시아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6·25 참전 유공자회' 유재식 서울시 지부장 등 참전용사 10명이 함께했다.

'감사의 정원' 사업 대상지[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시는 또 4일 6·25 참전 22개국 주한외교단을 초청해 '감사의 정원' 조성 관련 사업 설명회를 연다.

오 시장은 참전국이 보여줬던 희생과 인간애, 국제적 연대에 감사를 전하고 상징공간과 조형물의 의미를 대사들에게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6월 25일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광화문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와 '꺼지지 않는 불꽃' 상징물을 세운다는 게 뼈대였다.

하지만 태극기가 너무 부각돼 국가주의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게양대 조감도는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미학적 논란도 있었다.

이에 시는 대형 태극기 게양대 등 논란을 빚는 요소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또 자유와 평화를 새로운 키워드로 제시하며 지난해 9월 설계 공모를 낸 바 있다.

오 시장은 "(상징공간의) 주인공은 역시 참전한 22개국의 장병이라 태극기보다는 이들의 희생, 감사의 마음을 강조하는 게 의미를 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겠다는 점 때문에 이 설계안이 결정됐다"면서 "태극기를 지나치게 크게 설치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전 22개국에서 보내온 석재로 조형물을 만들고 다양한 미디어 기법을 활용해 대한민국을 이뤄온 감사의 뜻을 표하는 동시에 과거의 희생과 미래를 향한 감사를 승화시킨 의미있는 조형물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달 중 당선자와 설계 계약을 체결하고 상징공간과 조형물은 연내 준공할 계획이다. 세종로공원은 2027년 5월 완공이 목표다.

상징조형물 상부 연출 모습[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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