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좋은 삶인가…'에쎄' 시리즈 출간
연합뉴스
입력 2024-12-11 08:00:04 수정 2024-12-11 08:00:04
'좋은 죽음에 관하여'·'원칙 없는 삶'


[연합뉴스 자료]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미셸 에켐 세뇨르 드 몽테뉴(1533~1592)는 영주 가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혹독한 교육 덕택에 그는 모국어 프랑스어보다 라틴어를 더 편하게 여겼다.

긴 공부 끝에 고등법원 법관이 됐지만 삶이 마냥 행복하진 않았다. 젊은 시절 영혼의 단짝이었던 친구 보에시가 페스트에 걸려 죽었고, 그로부터 5년 뒤에는 아버지가, 그 이듬해에는 동생이 죽었다.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여섯 명의 자녀 중 다섯을 연이어 잃었다. 몽테뉴 자신도 낙마 사고로 죽을 뻔했다.

생의 덧없음을 깨달은 그는 법관을 그만두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성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둥근 성탑 건물에 서재를 만들어 그 안에 틀어박혔다. 그리고 걸작 에세이 '에쎄'를 써 내려갔다.

[아르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최근 출간된 '좋은 죽음에 관하여'는 '에쎄' 중 죽음에 관한 핵심적인 사상을 엄선해 뽑은 일종의 선집이다. 몽테뉴는 책에서 죽음을 말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은 삶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그는 "우리는 끊임없이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삶을 발견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좋은 죽음'이란 단순히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의 평온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를 관통하는 태도와 연결된다고 주장한다. 즉 그에게 '좋은 죽음'이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주체성을 잃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충실하게 살아낸 후 자연스럽게 맞이하는 죽음을 말한다.

"가장 고귀한 죽음은 자신의 침대에서 죽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전투에서 죽는 것이다."

아울러 몽테뉴는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하는 대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르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몽테뉴가 죽음과 삶의 관계에 대해 천착했다면, 미국의 현인이자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는 삶의 구체성에 더 관심을 가졌다. 최근 출간된 '원칙 없는 삶'은 자유, 이기심, 우정 등 세속에서 느낄 수 있는 구체적인 것들을 다룬 에세이다.

특히 우정에 관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우정의 유일한 위험은 우정이 언젠가는 끝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로는 우정이 "민감한 식물"이라고 설명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아주 사소한 결점에도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부연한다. 그는 우정에 금이 가지 않도록 솔직하게 행동하라고 조언한다.

"친구에게서 발견되는 결점이 눈에 잘 띄는 이유는 내게도 그러한 결점이 있기 때문임을 친구에게 알려줘라."

변치 않는 우정[연합뉴스 자료사진]

'좋은 죽음에 관하여'와 '원칙 없는 삶'은 아르테 출판사의 '에쎄' 시리즈로 나왔다. '에쎄'는 '시험하다', '경험하다' 등을 뜻하는 '에세이예'(Essayer)에서 유래한 단어로, 스스로에 대한 성찰을 통해 삶을 재정립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산문 시리즈다.

아르테 출판사는 3권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해진다'와 4권 '현명한 자는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 좋은 죽음에 관하여 = 몽테뉴 지음. 박효은 옮김.

▲ 원칙 없는 삶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박혜윤 옮김.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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