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금 블레이드의 추억을 꿈꾸는 액션RPG 하나가 있다. 영웅 for kakao. 서든어택과 데카론 등을 개발한 백승훈 대표가 선보이는 첫번째 RPG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었지만 주식 공개상장이 내년으로 점쳐지고 있는 네시삼십삼분이 4분기 실적을 위해 올인하는 타이틀이라는 점에서도 업계의 관심이 컸다.

영웅들이 몰려온다.

멋진 등장이다

액션RPG의 기본에 충실, 새로운 시도는 없다!

코스닥 상장을 위한 최대의 승부수 타이틀인만큼 위험성이 있는 새로운 시도는 최대한 배제했다. '블레이드 for kakao'처럼 혼자서 스테이지형 던전을 탐험하고 캐릭터를 강화하는 1인 액션RPG의 기본에 충실하고 있다.

상당한 대작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가, 정작 게임을 해보니 아무런 특징 없이 그래픽만 좋은 게임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상당히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게임이다.

알리가 연상되는 캐릭터도 등장한다

다만 제목에 어울리는 다양한 영웅들을 게임에 등장시켜 몰입도를 높혔다. 구국의 영웅 이순신에서부터 근대적인 영웅 복서 알리, 심지어 생존하는 현대적인 인물까지도 게임속 영웅으로 녹여내고 있다.

또 딜러와 힐러, 마법형 등의 영웅의 특색을 잘 살린 직업구성도 게임에 영향을 미친다. 딜러-딜러로 진행하다 힐러로 바궈서 딜러 2명의 HP를 끌어올린 다음, 다시 딜러-딜러를 출격시키는 전략적인 플레이도 가능하다.

이시영 vs 4성급 아마추어세영, 다른 점은?

권투 선수가 판타지 속에 등장한다

이순신 장군님과의 영광스러운 전투

철권태그처럼 태그매치가 가장 큰 특징

영웅에서는 영웅 3명이 동시에 출격한다. 그리고 친구 1명까지 총 4명이 전투에 나가지만 정작 싸우는 것은 블레이드처럼 싱글이다. 메인 캐릭터의 HP가 10-20% 정도로 간당간당할 때 다른 캐릭터를 터치하면 쌩쌩한 캐릭터가 나와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독특한 것은 태그 시에는 캐릭터만 변경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전 캐릭터의 스킬을 플레이 캐릭터에 중첩되어 보다 강한 스킬 공격을 퍼붓는데, 이처럼 효과적인 중첩 스킬을 연구하는 맛도 있다.

흑백TV 레슬링에서 동료선수가 흠씬 두들겨맞다가 김일 선수를 태그할 때처럼, 철권태그토너먼트에서 자신의 메인 캐릭터로 태그할 때처럼, 현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태그 시스템은 이런 액션RPG를 하는 데 있어 색다른 즐거움이다.

철권TT의 묘미를

영웅KKO에서 느낀다

한편 'HP가 가장 낮을 때 타이밍 좋게 태그를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스테이지가 올라가다보면 처음 진입한 스테이지도 이 태그는 자동이다. 전투도 자동이다.

따라서 유저가 신경 써야할 것은 각 영웅들의 스킬을 적절한 타이밍에 눌러주는 것이다. 클리어한 스테이지는 이 스킬마저도 자동이다. 유저는 전투를 지켜보는 일 외에는 할 일이 없다.

다만, 전투 중에도 캐릭터의 컨트롤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거리형 캐릭터는 몬스터들에게 휩싸여 있을 때 밖으로 꺼내줄 수도 있고, 반대로 격투형 캐릭터는 몹들이 모인 상태에서 강한 스킬 한방을 날릴 수 있는 컨트롤의 묘미는 살렸다.

격투형 영웅의 멋진 일격

무기,방어구가 없다? 룬에 올인!

이런 액션RPG에 무기, 방어구 등 몸에 걸칠 것이 없다는 것 자체는 신선하다. 어쩌면 중세 판타지도 아니고 권투선수인 무하마드 알리에게 어떻게 칼과 방패를 채울 수 있을 것인지를 한번이라도 생각한다면 개발자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무기/방어구 대신 도입한 것이 룬시스템으로, 룬을 장착하면 '냉기속성 2% 증가', '공격력 6%증가', '치명타확률 2.5% 증가'와 같은 추가능력치가 생성되어 기존 아이템 방식을 대체하고 있다.

영웅은 '순환적인 성장구조'라고 하여 1성은 최대레벨 10레벨, 2성은 20레벨, 3성은 25레벨 등과 같이 성급별로 레벨 성장에 제한을 두었다. 기존 카드RPG의 카드 강화와 진화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온 것인데, 이 성장 시스템은 룬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영웅도 진화한다

룬도 진화한다

경기장에서 랭커를 노려라!

글을 맺으며...

도전모드에는 결투장, 왕좌의탑, 시련의탑 등 3개 모드만 오픈됐고, 피쿤동산과 거대보스전은 아직 미오픈 상태다. 이 역시 기존에 많이 있는 시스템이라 그저 구색 맞추기로만 느껴질뿐 신선함은 느끼기 힘들다.

신선한 느낌은 없지만 이미 성공한 작품들을 벤치마킹하면서 잔 재미와 더불어 보다 완벽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액션RPG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빠트릴 수 없는 타이틀. 이미 영웅은 대세 액션RPG다.

게임의 목표는 오직 하나, 로딩화면에 흘러나오는 6성급 캐릭터를 얻는 것. 2성+2성=3성, 3성+3성=4성, 4성+4성=5성, 5성+5성=6성 이렇게 메인 캐릭터를 6성급으로 진화시켜 왕좌의탑이나 결투장에 이름을 올린다면 당신은 이미 게임 내의 '영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