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안 깨지려면 볼이라고"…'ABS 오심 은폐 논란' 이민호 심판, 계약해지 '철퇴'→주심+3루심 3개월 정직 [공식발표]
엑스포츠뉴스
입력 2024-04-19 18:43:51 수정 2024-04-19 18:43:51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KBO과 ABS 판정 담함 논란의 심판 세 명에 대한 징계를 내렸다. 이민호 심판위원은 결국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KBO는 19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중 ABS 판정 관련 실수 및 부적절한 언행으로 리그 공정성을 훼손한 심판위원 3명에 대한 징계를 심의했다.

심의 결과 KBO는 이민호 심판위원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문승훈 심판위원은 규정이 정한 정직 기간 최대 기간인 3개월 정직(무급) 징계하며, 정직이 종료 되면 추가인사 조치한다고 정했다. 또 추평호 심판위원은 정직 기간 최대 기간인 3개월 정직(무급) 징계하기로 결정했다.



문제의 상황은 14일 대구 NC-삼성전, 3회말 삼성 공격에서 발생했다. NC가 1-0으로 앞선 가운데 2사 1루에서 삼성 이재현의 타석 때 NC 선발투수 이재학의 2구 직구가 볼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재학의 손을 떠난 2구는 ABS 시스템상 스트라이크였다. 

ABS는 로봇심판이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한 뒤 인이어를 낀 주심이 결과를 전달받고 스트라이크, 볼 여부를 알린다. 판독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주심은 ABS의 판정 결과에 따라 스트라이크, 볼 여부를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 기계 오류 등으로 ABS를 통한 판정 진행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주심이 스트라이크/볼 여부를 판정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문제는 이재학의 2구는 ABS가 확실한 스트라이크로 판정을 내렸다는 점이다. KBO ABS 상황실 근무자도 로봇심판의 '스트라이크' 콜을 들었으나, 현장 심판진은 이를 제대로 듣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주심과 3루심이 ABS 판정을 전달받는 인이어를 착용하지만 두 사람 모두 놓친 것으로 추정된다.

KBO는 10개 구단에 ABS 판정을 확인할 수 있는 태블릿을 지급했다. 다만 이 태블릿으로 판정을 확인할 때는 어느 정도 시차가 있다. 강인권 감독의 어필이 늦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이재학이 공 3개를 더 던진 후에야 2구의 ABS 판정이 볼이 아닌 스트라이크라는 걸 파악했고, 강인권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심판진에 이 부분을 어필했다.



주심과 심판 조장, 3루심이 모여 NC의 항의를 받아들일지 여부에 관해 논의했다. 곧 심판 조장이 마이크를 잡았지만 판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심판 조장 이민호 심판위원은 팬들을 향해 "김지찬 선수가 도루할 때 투구한 공(이재학의 2구)이 심판에게는 음성으로 '볼'로 전달됐다. 하지만, ABS 모니터를 확인한 결과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며 "NC에서 어필했지만, 규정상 다음 투구가 시작하기 전에 항의해야 한다. 어필 시효가 지나, 원심(볼)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민호 심판위원이 마이크를 잡기 전 심판들의 대화였다. 심판들의 목소리가 TV 중계에 그대로 잡혔는데, 이민호 심판위원이 문승훈 심판위원에게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하세요. 우리가 빠져나갈, (방법은) 이것밖에 없는 거예요. 음성은 볼이야. 알아들어요? 볼이라고 나왔다고, 일단 그렇게 하시라고. 우리가 안 깨지려면"이라고 말한 장면이 팬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이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팬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구 경기 심판진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KBO도 해당 사안에 대안 심각성을 인지한 뒤 대구 경기 심판진에게 경위서를 요청했고, 15일 허구연 총재 주재로 긴급 회의를 진행해 세 심판을 직무 배제하고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KBO는 허 총재 주재의 긴급 회의를 진행하며 주심 혹은 3루심이 스트라이크/볼 판정 수신에 혼선이 발생했을 경우, ABS 현장 요원이 적극적으로 개입 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양 팀 덕아웃에서도 주심, 3루심과 동일한 시점에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음성 수신기 장비를 배치하기로 했다.



'판정 담합' 사태 이튿날, 강인권 감독은 "그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었는데 그런 상황이 만들어져서 많이 안타깝다"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강 감독은 "KBO도 분명 알고 있던 것이다. 시범경기 기간 ABS 판독 결과가 태블릿으로 전송되는 시간에 대해 항상 문제를 제기했었다. (KBO에서) 분명 개선될 것으로 말해줬는데 일찍 개선되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음성 인식 판독을 좀 더 일찍 했다면,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보다는, 이런 상황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았어야 한다"라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이어 "공 하나를 던진 뒤 2~3구 뒤에 (태블릿에) 결과가 나온다. 육안으로는 2구째가 스트라이크라고 인지했는데, 처음에는 관심 있게 보다가도 무감각해지는 게 사실이다. 내가 더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한 부분도 분명 있겠지만, 나는 스트라이크라고 인지했고 이후 카운트가 내 생각과 달라 태블릿을 확인한 뒤 정정을 하고자 어필했다"라고 설명했다.

강인권 감독은 투수 이재학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강 감독은 "재학이도 그때 컨디션이 조금 흔들렸다. 또 내 어필 과정이 길어져 리듬이 깨진 것도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미안하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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