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 몰리자 中은행들 예금금리 잇단 인하…중장기물 2%대
연합뉴스
입력 2023-06-07 14:05:47 수정 2023-06-07 14:05:47
블룸버그 "당국, 소비 촉진·대출 활성화 위해 인하 권고"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에서 경제 침체를 우려한 시중 자금이 대거 저축으로 몰리는 가운데 은행들이 잇따라 예금 금리를 인하, 3년 이상 중장기 예금 금리가 2%대로 하락했다고 제일재경 등 현지 매체가 7일 보도했다.

중국 한 시중은행의 창구[바이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보도에 따르면 국유 은행이나 대형 민간 은행들이 작년 9월부터 여러 차례 금리를 인하하면서 3년 이상 중장기 정기예금 금리가 2%대로 떨어졌다.

현재 공상은행과 농업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교통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1년 만기가 1.65%이며 3년과 5년 만기는 각각 2.6%, 2.65%이다.

그나마 대형 은행들보다 후한 이자를 주던 농촌(춘전·村鎭) 은행들도 최근 앞다퉈 예금금리 인하에 나섰다.

최근 쓰촨, 지린, 네이멍구, 산둥 지역의 농촌 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0.05∼0.3%포인트 각각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4월 초에는 허난과 광둥, 후베이의 농촌 은행들이 금리를 내린 바 있다.

상당수 농촌 은행은 최근 2개월 새 3차례 연속 금리를 내렸다.

농촌은행들의 현재 정기 예금금리는 1년 만기 상품의 경우 1%대로 떨어졌고, 3∼5년 만기 상품도 3%대에 턱걸이하는 수준으로 내렸다.

신장자치구 카스 농상은행의 경우 1년 만기 예금금리는 저축액에 따라 1.95%∼2.15%로 0.05%포인트씩 내렸고, 20만 위안(약 3천650만원) 기준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0.24%포인트 하락해 3.15%로 조정됐다.

특히 농촌 은행들은 3년 이상 중장기 정기예금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해 5년 만기 상품의 이자도 4%를 밑돌게 됐다.

시중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하는 경제 침체를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저축을 늘리는 반면, 은행들은 대출처를 찾기 쉽지 않은 탓에 예대금리차가 축소돼 수익을 내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종전 4∼5%대의 고금리로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았던 주택 구매자들이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조기 상환에 나서면서 은행으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들어오는 돈은 많지만, 대출이 부진한 탓에 지출해야 할 예금 금리 부담만 커진 은행들로서는 예금 금리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 시중은행들의 예금금리 인하 추이[광명일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가운데 중국 금융당국이 시중 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금융권 관계자들을 인용,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으로부터 최근 단기 정기예금 금리는 0.05%포인트, 3∼5년 중장기 금리는 최소 0.1%포인트 인하하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런 조처는 경제 회복을 위해 대출 금리를 낮춰 대출을 활성화하고, 시중 유동 자금을 늘려 소비를 촉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설명했다.

금리 인하에도 안전성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은 여전히 정기예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인민은행 스자좡 지점이 올해 1분기에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0% 이상이 여전히 저축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국유 기업에 다니는 리모 씨는 "여윳돈의 3분의 1을 정기예금에 넣었다"며 "안전성이 중요하고 정기예금은 비상시에 대비하려는 목적이기 때문에 금리가 높고 낮은 것은 상관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에 불안감을 느낀 중국인들이 저축에 나서면서 지난해 중국의 가계 저축은 17조8천400억 위안(약 3천256조원)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9조9천억 위안(약 1천806조원)이 더 늘었다.

지난 4월 저축액이 전월보다 4천609억 위안(약 84조원) 감소했지만, 노동절 황금연휴(4월 30∼5월 3일)를 앞두고 관광객이 급증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많다.

방역 완화 이후에도 경제 회복이 더딘 데다 취업난이 가중하고 있어 중국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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