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사고와 암 발병 원인 규명 등 성과

(익산=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주민 16명이 각종 암에 걸려 사망한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의 환경비상대책 민관협의회가 6년 만에 해산했다.
환경오염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과 사후 관리가 사실상 마무리된 데 따른 것이다.
익산시는 22일 장점마을 주민센터에서 정헌율 시장, 김승철 민관협의회 위원장, 주민 등 4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단식을 했다.
민관협은 비료공장 인근의 이 마을에서 간암, 피부암, 담도암 등으로 16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투병하자 2017년 5월 암 발병 원인 규명과 환경오염 기초 조사 등을 위해 꾸려졌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2019년 환경부 역학 조사 결과 암 집단 발병의 원인은 '비료공장에서 퇴비를 만들며 불법적으로 쓴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으로 밝혀졌다.
연초박 처리 과정에서 배출된 각종 발암물질이 바람을 타고 마을로 날아 들어온 것이었다.

2021년 법원은 "주민 175명에게 50억원의 위로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고, 전북도와 익산시는 절반씩 부담해 이를 지급했다.
이후 익산시는 장점마을 생태계 복원을 위해 2024년까지 총 65억원(국비 45.5억원)을 들여 옛 비료공장을 중심으로 도시 생태축 복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장점마을을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숲 체험 및 치유거점으로 조성해 환경오염 피해지역의 생태복원과 기억의 장소로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동식물 서식지 훼손은 물론 집단 암 발병 등 환경오염 피해지역을 회복해 수리부엉이, 상수리, 굴참나무 등 다양한 동식물이 복원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환경오염 발병지인 옛 금강농산(비료공장) 공장 등을 철거하고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 및 전시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민관협은 이날 해산을 기념하며 장점마을 환경오염 사고를 극복하도록 지원한 정헌율 시장과 김수흥 국회의원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김승철 민관협 위원장은 "외면할 수 없는 피해 주민들의 호소가 민관협을 탄생시켰다"면서 "6년간의 활동이 주마등처럼 지나가 감개무량하고 주민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치유할 수 있게 보탬이 돼서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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