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측근에 출석의지 밝혔다가 만류 분위기에 장고 돌입한 듯
李측 "정해진 것 없다…50대50인 상황"
李측 "정해진 것 없다…50대50인 상황"

(서울·광주=연합뉴스) 고상민 박경준 박형빈 기자 = '백현동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고발당해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검찰 출석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검찰로부터 오는 6일 오전 10시까지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라는 내용의 요구서를 전달받았다.
이 대표로서는 남은 며칠간 검찰 출석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애초 이 대표는 출석 통보 사실을 보고받은 직후 측근과의 통화에서 "검찰에 출석해 다 이야기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떳떳하게 무혐의를 주장하는 모습으로 검찰발 사법 리스크를 정면 돌파함으로써 정국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측근들은 적극적으로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만류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취임과 정기국회 시작 시기에 맞춰 검찰이 사실상 '표적·보복수사'로 야당 탄압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그 의도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검찰 포토라이에 서는 순간 정국의 포커스가 순식간에 이 대표에게 쏠리면서 사법 리스크가 부각, 당의 부담이 더 커진다는 우려와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친명(친이재명)계인 김남국 의원은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추석 전에 야당 대표를 포토라인에 세워 국면 전환을 시도하겠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며 "여기에 순순히 따라주는 게 맞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에 필요한 것을 서면으로 충분히 답변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이 대표 역시 검찰 출석 여부와 관련한 언급을 삼가면서 최대한 이 문제가 이슈화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민주 5·18 민주묘지 참배 후 '검찰의 소환조사와 관련한 입장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참배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이 대표가 검찰 소환과 관련한 질문은) 받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친명계 의원 등 측근들의 만류에도 정작 이 대표 자신은 검찰 출석하는 시나리오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면서 "(출석 여부는) 정확히 50 대 50"이라고 강조했다.
중요한 고비에서 선명한 기조와 정면 대응으로 돌파에 나섰던 이 대표의 특성상 검찰에 출석할 공산도 작지 않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받는 부인 김혜경 씨가 지난달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이 대표 역시 다수의 예상과 반대로 허를 찌르는 행보를 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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